내 아이와 함께 읽는 명화 이야기
프랑수아즈 바르브 갈 지음, 이상해 옮김 / 예담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 감상법은 실로 다양하다. 미술에 문외한인 나는 주로 그림에 대한 저자의 신변잡기적인 느낌을 수필 형식으로 쓴 미술 에세이, 또는 그림이나 화가들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은 스캔들(?) 중심의 미술책을 즐겨, 아니 가끔 읽는다.

《내 아이와 함께 읽는 명화 이야기》는 이런 나에게도 그림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 책은 화가의 생애나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보다 우리 눈에 보이는 그림 속 이미지의 해석에 천착한다. 문학 비평 방법과 비교하자면 내재적 비평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이렇게 거창하게 나온다고 해서 어려운 책은 결코 아니다. 책제목에서도 짐작하겠지만, 이 책은 미술 전공자의 눈높이가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전부 30점의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의 눈에 익숙한 명화들뿐만 아니라 현대 화가의 추상화까지 골고루 선별되어 있다. 그 그림들을 보고 아이가 궁금해할 만한, 그동안 우리가 궁금하게 여겨온 점들에 대한 의문에 흥미로운 답을 이해하기 쉽고 명쾌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그림 속에서 한 번 보고 지나치기 쉬운 이미지들까지 세심하게 포착하여 우리 머릿속 그림의 퍼즐에 마지막 한 조각까지 맞춰 넣어준다. 윌리엄 터너의 〈비, 증기 그리고 속도〉에서 달려오는 기차 앞에 토끼 한 마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이 책은 명화 30점을 소개하고 있는 2부가 핵심이지만, 1부에는 아이와 함께, 또는 연인과 함께, 또는 혼자 미술관을 관람할 때 꼭 알아야 할 시시콜콜한 점들이, 3부에는 그림을 감상할 때 알아두면 좋을 상식들이 나와 있다. ‘나도 저렇게는 그릴 수 있겠다’ 싶은 그림들이 왜 예술인지도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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