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형적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사건(대부분은 살인)이 발생하고 탐정-또는 탐정 역할을 맡은 사람, 그사람이 할머니여도 좋고, 연극배우여도 신문기자여도 상관없다-이 개입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마침내는 범인을 지목하는 구성을 가진 추리소설이 좋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합격이다.추리소설을 조금 읽어본 사람이라면 범인이 누구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이 《독화살의 집 》에는 의외성이 없다는 것인데, 이른바 추리소설의 정형을 확립한 작품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안다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읽히는 것은 범인이 누군가가 아니라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나, 심리는 어떠했나'를 보는 과정이 흥미롭기 때문이다.이 책을 다 읽었다면 다시 읽을 것을 권한다. 범인인 그(또는 그녀)가 그때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의도적인 이유를 알 수 있을 테니까.책의 뒷표지를 한 번 보자. 내가 보기엔 아노는 홈즈라기보다는 포와로와 비슷한 것 같다.그래서 별 하나 감점이다. 내 마음이다.P.S. 이런 책들을 내주는 동서문화사에게 감사하다. (물론 전해지진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