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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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홈즈라면 추리소설에 딱히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TV 드라마로도 방송된 덕분에 어찌 되었건 홈즈야말로 탐정의 전형처럼 되었고 그것을 부정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일본 쪽의 탐정이라면 어떨까? 평범한 사람들에겐 김전일이나 코난 정도만 탐정의 모습으로 기억할 듯싶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처럼 일본 역시 매력적인 탐정들이 존재한다. 대부분 김전일의 할아버지로 알려진 긴다이치 코스케를 떠올릴 것이고 일본 탐정의 원형 쯤 되는 아케치 고고로를 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또 한 사람의 탐정을 꼽자면 바로 시마다 소지의 작품에 등장하는 미타라이 기요시일 것이다. 시마다 소지라면 누구나 『점성술 살인 사건』을 꼽게 되고 여기 등장한 탐정―조수 콤비에 눈길이 가게 되지만 이 단편집인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에서 비로소 둘의 시작을 보여준다. 이 둘은 과거 홈즈―왓슨, 포와로―헤이스팅즈 콤비의 클래식한 모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괴짜 탐정인 미타라이 기요시와 조수 겸 기록자인 이시오카 콤비야말로 탐정―조수 모델의 일본식 완성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특히 이 단편집 속에는 둘의 만남 뿐 아니라 미타라이 기요시에게 영향을 준 개인적인 사건도 포함되어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숫자 자물쇠」 추리소설의 영원한 고전적 테마인 밀실이 등장한다. 출입이 가능한 유일한 문에는 피해자만 알고 있는 숫자 자물쇠가 달려 있는 밀실. 미타라이 기요시는 왜 커피를 마시지 않고 홍차를 마시는가에 대한 서글픈 이유가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질주하는 사자死者」 기괴한 사건에 기괴한 탐정의 등장. 11층의 맨션에서 사라져버린 시체가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가선로에서 발견되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 갈 수 없는 곳에서 나타난 시체. 과연 사자는 질주한 것인가. 기괴한 인상을 풍기는 미타라이 기요시를 처음 만난 이시오카는 그의 재즈 기타 실력에 감탄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머리였다.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 제2차 세계대전에 활약했던 전투기를 복원한다는 기인이 등장에 도무지 알 수 없는 부탁을 한다. 봉투에 이름을 쓰라는 협박 같은 부탁의 의미는 무엇일까? 홈즈가 등장하는 「붉은 머리 연맹」을 읽은 독자라면 이것이 이야기의 내용은 다르지만 그 본질은 똑같은 사건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개」 일본 부호에게 몸값을 받아내려는 납치범의 기묘한 트릭의 등장. 미타라이 기요시의 개 사랑과 탐정에게 의존하고 탐정을 비웃는 경찰 콤비도 등장한다.


외국의 경우 그 찬란했던 탐정들을 이젠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다. 지식과 논리로 무장했던 탐정들은 하드보일드 탐정들에게 자리를 내주었다가 이젠 과학수사대들이 그 자리를 점령했다. 소설 속의 탐정은 찾기 힘들어졌으며 앞으로도 미래는 어두워 보인다. 오히려 일본 쪽에서 이런 전통적인 형태의 소설 속 탐정들이 꾸준히 등장한다는 점이다. 본격파 추리소설 이후 유행했던 사회파 미스터리 속에서 탄생해 신본격파라는 이름을 남길 정도로 대단했던 미타라이 기요시인 만큼 그의 활약이 조금 더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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