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조너선 프랜즌 지음, 홍지수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유(FREEDOM)이라는 단어처럼 어떤 시대에서나 어떤 곳에서나 사람들에게 되뇌어지는 단어가 있다면 사랑(LOVE)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사랑이 만고불변의 진리를 간직하고 있는 단어라면 자유는 특히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자유가 사회적인 부분에 관한 것이며 투쟁을 대가로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현재의 자유는 좀 더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부분으로 변화―여전히 과거의 의미로 남아 있는 곳도 많지만―한 것 같다. 학생은 학교나 집으로부터의 자유를 원하고 나이를 먹으면 사회라는 더 큰 감옥 속에서 자유를 찾는다. 어쩌면 사람들은 항상 자유롭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너선 프랜즌의 『자유』은 이처럼 개인의 삶과 관계에서 보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자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패티와 월터는 미네소타 주의 세인트폴에 살고 있는 아이 둘을 가진 중산층 부부다. 평화롭고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따뜻한 이웃처럼 보인다. 패티는 여성편력이 심한 록커인 리처드를 좋아했지만 그의 친구인 월터의 헌신적인 구애 덕분에 그와 결혼하게 된다. 아들 조이는 숨이 막힐 것 같은 아버지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끼고 대립한다. 아들 조이의 가출과 다시 나타난 리처드는 그녀의 곁에서 머물게 되며 가정적이었던 월터는 바람을 피게 되고 이들 가족은 산산조각이 난다.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닷컴 베스트 1위에 올랐고 타임지의 표지 장식, 그리고 작가는 꽤나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은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도서라는 쟁쟁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책은 전형적인 미국의 이야기다. 미국의 사회와 가정에 속한 개인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의 욕심 때문인지 책 속에는 가족 내 개인의 자유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가장 큰 화두가 되는 911테러 이후의 사회, 이라크 침략으로 인한 보수와 진보의 갈등, 신세대와 구세대의 문제, 경제적인 분배에 관한 것 등―까지 언급하고 있는 의외로 이런 이야기들이 개인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유다. 나라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현재까지도 자유라는 기치가 미국의 모든 것―비록 그것이 옳지 못하거나 다른 나라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라도―을 좌우한다. 이런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가족과 개인들에게 자유란 어떤 의미일까. 조너선 프랜즌은 당연하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진정 원하는 자유는 무엇입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