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아이들
양석일 지음, 김응교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글귀가 일반적인 문학 장르에 붙어 있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과도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것들일 경우에 19금 딱지라는 것을 붙이게 된다. 그런데 재일 소설가 양석일의 『어둠의 아이들』을 보면 현실을 반영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19세 미만 구독불가’가 붙어 있는 것을 납득하게 된다. 그만큼 이 이야기는 잔혹하고 충격적이며 슬프다. 외면하고 싶고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여기 있다. “이 아이는 얼마입니까?”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문장은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현대 사회의 한 쪽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이야기다.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고 황금빛 사원으로 잘 알려진 아름다운 나라 태국, 순박한 사람들과 아이들의 모습을 TV로 본 사람들이라면 여행지로 가고 싶은 곳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어둡게 드리운 그림자, 또 다른 의미의 환상의 여행지가 바로 태국이다. 12000바트 우리 돈 36만원, 애완견보다 싼 아이들의 가격. 부모는 아이들을 판 돈으로 텔레비전이나 냉장고를 산 것에 뿌듯해한다. 이렇게 36만원에 팔려온 아이들은 소아성애자가 자신들의 성적 욕망을 위해 아이들을 사 가기도 하고, 또 다른 아이들은 약을 먹고 코카콜라 한 캔 값도 안 되는 가격에 매춘을 하다 에이즈에 걸려 죽게 되면 검은색 봉투에 담겨 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지는 그곳. 산 채로 장기를 적출당하고 온몸이 분해되어 비싼 가격에 팔려 부자들의 몸을 대신하고 죽어가는 아이들의 있는 그곳. 당연하게 이들의 뒤에는 태국 마피아 같은 폭력 단체가 얽혀 끊임없이 아이들을 공급해 준다. 소설 속에도 등장하는 NGO를 위시한 아이들을 구하려는 노력은 그 수요와 공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머나먼 태국의 이야기니까, 우리와는 상관없잖아…라고 넘겨 버리기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부쩍 늘어난 동남아 매춘 관광의 증가율을 본다면 전혀 남의 이야기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태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같은 나라를 주 무대로 하는 황제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매춘 관광은 현지인들에게 어글리 코리안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읽고 조금 더 잘 살고 여유가 있다는 이유 하나로 가해자가 되기를 서슴지 않고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추악한 우리 모습을 증오하게 된 사람이라면, 그리고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진 19세 미만 아이들의 집단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파렴치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알게 된다면 이 같은 성 범죄자들이나 인간쓰레기들에게는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방식으로 강력한 제제를 가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추악한 모습은 어느 곳에서나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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