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존 (양장, 한정판) 오멜라스 클래식
올라프 스태플든 지음, 김창규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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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새로운 인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인디고 칠드런Indigo Children’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남색의 오라을 타고 태어나는 현재의 인류를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존재들이다. 이들은 반사회적이며 자신을 고귀하게 생각하고 창조적이고 천재성을 지닌다. 그레그 베어의 『다윈의 라디오』나 게임 ‘인디고 프로페시’ 등이 이들을 흥미롭게 다룬 작품들이다. 올라프 스태플든의 『이상한 존』 역시 새로운 인류를 이야기한다. ‘호모 슈페리얼Homo Superior’이라는 초인류를 다룬 최초의 작품이며 이후 발표된 모든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갖는 의미는 크다.

존의 아버지의 친구이자 존에게는 충실한 사냥개로 취급되는 현 인류인 나의 기록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미숙아로 태어난 존 웨인라이트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현 인류의 문제점을 겪으며 자기와 같은 동료를 모아 자신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하고 결국 종말을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그렸다.

존과 그들의 동료는 초인이지만 일반적인 의미의 슈퍼 히어로(과학의 힘이나 외계의 힘, 유전자적 변형으로 힘을 얻은 존재)는 절대 아니다. 이 작품이 슈퍼히어로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의심할 수 없지만 결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제3의 존재인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바로 우리 다음 세대의 인류다. 존이 현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를 경멸하면서도 때때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인 것도 ‘호모 슈페리얼’ 역시 인간에 기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존의 일대기를 쓰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존에게 심부름꾼이며 사냥개 취급을 받는 나는 현재의 가치관에 반하는 존을 두려워하고 거부하며 현 인류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존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호기심을 느낀다.

존이 현 인류를 경멸하는 것처럼 현 인류 역시 새로운 인류를 거부하고 두려워한다. 그들은 정상적인 외모를 가지지 못했고 반 사회적이며 천재적이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존의 세계가 결국엔 현 인류에 위협이 되리라 판단해서 그들을 말살한다. 호모 사피엔스란 과거에서 절대 교훈을 얻지 못하며 증오로 뭉친 존재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존의 분석이며 현대 문명을 보는 올라프 스태플든의 시각이기도 하다.

1935년에 발표된, 무려 73년이 흐른 지금 이 책을 읽는 느낌은 독특하다. 73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신과 다른 것을 보는 우리의 시각은 여전히 변화가 없어 보인다. 『이상한 존』은 조화의 이야기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이해와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한다. 존이 말한 인류의 재창조 계획이 신이나 초월적인 존재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결국 현재의 인류 스스로 변화하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 변화에는 물론 새로운 것에 대한 이해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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