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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 전2권 세트
열린책들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나무>를 읽고 너무 그의 책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나무>를 산 후 <뇌>까지 곧장 사 버렸는데 왜일까. 18편의 단편선을 읽고 나서인지 더 큰 충격을 받고 싶었나보다. 우선 내가 상,하 권을 한 달음에 읽어 내려가지 못 했던 데에도 이유가 있고 너무 의학적인 용어가 많이 와서 중간 중간에 흐름이 끊긴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나무>만큼은 재미가 덜한 듯 했다. 물론 책을 꼭 재미라는 이유로 읽는 것은 아니지만 590쪽 마지막 페이지까지 설마...이 게 다겠냐면서...뭔가 더 특별한 이유를 기대하면 읽고 읽었는데.
<나무>보다 <뇌>를 먼저 읽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도 든다. 사실 나무에서 '최소 폭력의 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뇌에서 다시 읽게 되어 겹치는 부분은 또다른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도 안 들었고 신선함이 좀 덜했다고 해야 하나? 그치만 그의 상상력은 보통 사람보다 더욱 더 뛰어나다는 점에 박수를 쳐 주고 싶고 <뇌>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 '동기'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같다.
나도 '순간마다 지금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 동기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토록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뇌>에서 사람들에게 '동기'라는 단어에 대해서 좀 더 심오한 의미를 되새기게끔 유도하려고 했던 건 아닐까? 주목적은 아니더라도 부수적인 이유가 있을 듯한데. 비록 그다지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상술에 밝은 저질 책들이 널려 있는 요즘, 양서를 고른 것 같아 기분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