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동아일보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9 : 기질과 두개골은 몸에서 가장 딱딱한 두 부분이다.

9 : 그는 행복한가? 대부분의 척도로 보자면 그렇다. 그는 그렇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가 <오이디푸스 왕>의 마지막 후렴구를 잊은 건 아니다. 죽기 전에 누구도 행복하다 말하지 말라.

13 : 그의 생리적 요구는 나비의 그것처럼 아주 가벼워져 결국 날아가버린다. 가장 깊고, 가장 헤아리기 힘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도시 사람들을 잠들게 하는 차들의 윙윙거리는 소리 혹은 시골 사람들이 접하는 밤의 침묵 같은 만족감의 저음이라고나 할까.

18 :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도 품위가 없긴 마찬가지다.

21 : 목요일이라는 막간이 없으니, 한 주는 사막처럼 특색이 없다.

24 :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내 경험으로 보면, 시란 처음 읽었을 때 마음이 끌리지 않으면 안 돼. 계시와 반능의 섬광이랄까. 번개처럼, 그리고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28 : 결혼은 하셨어요? 했지. 두 번.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지금은 발길에 걸리는 대로 적당히 해결하지 그는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지금은 창녀들하고 적당히 해결하지. 그는 이렇게도 말하지 않는다.

69 : 어쩌면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들의 정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그래서 창녀가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꼴볼견의 황홀경을 참아달라고.

72 : 갓난애는 축복받을지어다. 추방당한 자가 아니니. 아이는 축복받았도다.

93 :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철학적이 될 수밖에 없죠.

93 : 개들과 총, 오븐 속의 빵과 흙 속의 농작물. 도시 지식층인 그와 그녀의 어머니가 시대에 역행하는 억세고 젊은 개척자를 낳다니 신기하다. 하지만 그녀를 낳은 것은 어쩌면 그들이 아닐지 모른다. 어쩌면 역사가 더 큰 몫을 했을지도 모른다.

93 : 조심해야겠다. 아이한테는 부모가 그렇게 허겁지겁 먹는 것을 바라보는 게 상당히 흉할테니.

101 : 지금은 청교도적인 시대야. 사생활은 공적인 것이 되지. 사람들은 성적인 만족을 이해 다른 사람들의사생활을 엿보는 거야.

105 :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욕망을 키우는 것보다는 요람 속의 어린애를 죽이는 게 더 빠르다`는 블레이크의 말 기억나니? (중략)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욕망은 젊은 사람에게도 그렇지만 나이든 사람들에게도 추한 게 될 수 있지.

123 : 편안한 생각을 하세요. 개는 냄새로 그걸 알 수 있으니까요.

128 : 그는 동물들이 저항을 하지 않는 걸 놀랍게 생각한답니다. 작고 약한 동물들은 자기 운명ㅇㄹ 받아들이며 차례를 기다립니다.

131 : 동성애.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핑계.

131 : 아버지는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이 점점 더 딸한테 간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그녀는 그의 두 번째 구원이 된다. 다시 태어난 그의 청춘의 신부.

132 : 바이런은 이렇게 쓰고 있다. 간통으로 드러나는 결혼생활의 따분함.

137 : 이 경우에는 속죄양이라는 말이 적합한 것 같지는 않다. 속죄양이 된다는 개념은 아직 그 뒤에 종교적인 힘이 작용하고 있을 때나 가능하지. 그때는 도시의 죄들을 양의 등에 매달고 몰아내면 도시는 정화되었지.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그 의식을 해석할 줄 알았기 때문이야. 그런데 이제 신은 죽었고, 갑작. 신의 도움 없이 도시를 정화해야 하는 거야. 상징 대신에 실제 행위가 필요하게 됐어. 로마적인 의미에서 검열관이 등장했지. 감시가 슬로건이 된거야. 모든 걸 다 감시하는 것이지. 정화의 자리를 숙청이 차지했어.

163 : 삶에 대한 즐거움이 껶여버렸다.

167 : 침묵이 담요처럼 드리워져 있다는 걸 분명하게 알 것이다.

169 : 저녁이 온다. 배는 고프지 않지만 먹는다. 먹는 것은 의식이다. 의식은 일을 더 쉽게 만든다.

177 : 페트루스의 이야기는 영어라는 틀에 넣으면 노화되고 지나거버린 일이 될 것이다.

235 : 그것은 역사가 그들을 통해서 말을 하기 때문에 그래. 죄악의 역사가 말이다. 도움이 된다면, 그런 식으로 생각해라 그것은 개인적인 것으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렇지는 않았을 게다. 그것은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지.

239 : 어쩌면 남자들은, 여자를 증오하면 섹스가 더 작극적이 되는가봐요. 남자니까 아셔야죠. 낯선 사람과 섹스를 하고, 여자를 올가미에 넣고, 그녀를 짓누르고, 몸 밑에 두고, 자기 몸으 ㄹ여자한테 부리는 건, 여자를 죽이는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하지 않나요? 칼을 들이밀고, 나중에는 피로 물든 몸을 뒤에 남기고 떠나버리는 건 살인 같지 않나요? 그건 살인을 하고 달아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요?

240 : 피로 물든 몸. 그건 무슨 의미일까?

240 : 그는 어렸을 때, 신문기사에서 강간이란 말을 보고 정확히 무슨 말읹 알려고 노력하며, 보통은 그렇게도 부드러운 p가 아무도 그 말을 큰 소리로 발음하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단어의 한 가운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궁금해 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253 : 어저면 가끔씩 추락하는 것도 우리에게 좋은 일인지 모르지요. 부서지지만 않는다면요.

278 : 그는 생각한다. 상관없다. 죽은 자로 하여금 죽은 자를 장사지내게 하라.

286 : 부자연스러운 행위에 대해, 늙은 씨, 피곤해 진씨, 생기없는 씨를 뿌린 것에 대해. 자연에 반한 것. 늙은 남자가 젊은 여자를 탐내면, 종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이 고발의 밑바닥에 깔린 것이었다. 문학의 반은 그것에 관한 것이다. 종족을 위하여, 나이든 남자들의 무게에서 탈출하려고 몸부림치는 젊은 여자들. (중략) 회한. 회한의 음조를 탄 외출.

287 :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328 : 바람이 잔다.

330 : 항상 더 어려워져요. 베브 쇼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더 어려워지지만 더 쉬워지기도 한다. 사람은 어려워지는 것들에 익숙해진다. 너무너무 어렵던 것이 아직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데, 더 이상 놀라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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