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삶의 철학 - 소박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위한 인생 지침서
김승욱 / 바다출판사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원제는 Voluntary Simplicity입니다. 자발적인 소박함... 이런 뜻이 되겠는데요. 이런 책 제목처럼 소박함과 자발성이라는 두가지 개념이 주요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대단히 진지한 책인데요, 소박한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소박한 삶에 대한 개념 정의에서 시작해 구체적으로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의 발언을 기록하고 있구요, 소박한 삶이 주는 즐거움, 그리고 소박한 삶이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차례로 밝히고 있습니다.
    소박한 삶의 개념을 저자가 이 책에 기록한 대로 인용해보겠습니다.
    '… 소박하게 사는 것은 우리가 지고 있는 짐을 벗고 더 가볍고 깨끗하게 사는 것이다. … 소박한 삶이란 삶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쓸데없는 곳에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고 명료한 자세로 삶과 맞서는 것을 의미한다. … 그것은 삶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깨끗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겉치레, 소란스러움, 삶의 무거운 짐을 벗고 단순하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소박한 삶이 가난하게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또 물질적인 진보를 거부하는 것이라는 사람들의 생각도 소박한 삶에 대한 오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은 1991년 4월 8일자 타임지에 '소박한 삶(Simple Life)'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기사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 내용을 잠깐 인용해드리겠습니다.
     '조사대상 중 69%가 "좀 더 느긋한 삶"을 살고 싶다고 응답한 반면 "더 빠르고 자극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사람은 19%에 불과했다.'
     '61%의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 너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생을 즐길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89%의 사람들이 요즘 들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대답했다.'
    이런 결과를 보면 현대인의 마음 속에는 소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커져가고 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박한 삶은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서 이뤄지며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우리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요청이라는 것이 저자의 의미심장한 지적입니다. 우리가 현 상태를 영속시킨다면 생태계의 파괴가 초래돼 지구공동체는 붕괴에 이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인과 가족과 지역사회, 국가 모두가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직접 참여할 때에야만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미래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느림'이란 책을 쓴 밀란 쿤데라는 현대의 광적인 속도문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고 있는데요, 이런 얘기를 했죠.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사람은 오직 눈 앞의 한 점 만을 응시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이죠. 저는 이 얘기를 조금 풀어서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엄청난 속도에 제동을 걸면 세상은 서서히 점에서 면으로 변하게 되고 드디어는 입체의 모습으로 눈 앞에 나타나죠. 세상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죠. 이 책의 저자가 역설하는 '자발적인 소박한 삶'은 바로 이런 눈을 우리에게 허락해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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