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읽는다
함인희 / 출판시대 / 1998년 10월
평점 :
절판


. 이 책은 조금 독특한 책인데요, 저자인 함인희 교수가 이화여대생을  대상으로 면접을 하고 여기서 다양한 사례를 추출해 이를 사랑의 진행과정에 따라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사랑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사랑에 대한 환상을 극복할 수 있게 되죠.
    사실 우리의 20대에게 가장 큰 문제는 사랑입니다. 이성을 만나고 호감을 갖게 되고 그러다가 연애에 빠지고 때가 이르면 결혼에 골인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이 다 고빕니다. 즉, '어떤 사람을 만나야할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은 영화나 소설 속의 주인공 같지는 않은데 계속 더 만나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만 만나야 하는 것인가?', '또 신체적 접촉은 어떻게 해야 되나... 키스만 하면 되나, 혼전에 육체적 관계를 맺는 것은 과연 문제인가?...', '결혼은 현실적인 작업인가 아니면 사랑만 있으면 되는 것인가?...', 또 '실연의 고통은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가...' 생각해보면 사랑의 모든 과정은 이렇게 고비고비를 이룹니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떤 정형화된 모범답안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사랑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또 이렇게 사랑을 하고... 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죠. 그리고 이를 통해서 스스로 자기의 사랑에 대해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책에 대해 사랑에 관한 'HOW-TO-DO'를 가르쳐주는 자조서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예를 들면 사랑은 첫눈에 반하는 운명적인 것이냐에 대해서는 이런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한 사례는 '어느날 우연히 건널목에 서 있다가 옆에 서있는 남자를 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하고 용기를 내 이 남자에게 '빨간 신호에서 길을 건너는 겁니까 아니면 파란 불에서 건너는 겁니까 하고 물었더니 남자가 빨간 신호에서 건너는 겁니다 하더래요, 그래서 빨간 신호에서 길을 건너야할 것 같아서 차가 달려오는데도 불구하고 길을 건너려고 달려나가다가 남자의 제지로 만남이 시작되고 드디어 결혼에 이르게 돼 행복하게 살았다'는 얘기구요, 또 다른 사례는 이렇습니다. '한 눈에 팍 느낌이 오는 사랑,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진정한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하고 위해주고 더 관계가 두터워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여러 사람의 여러 사랑 얘기를 듣다보면 사랑에 대한 환상은 점차 사라지고 자기의 사랑 모습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작은 글제목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사랑의 시작', '사랑의 기다림', '만남 : 혹시나와 역시나의 반복', '데이트의 기능과 역기능', '호감에서 사랑으로', '첫 입맞춤 그리고 에로틱한 부딪침', '사랑은 동질성과 이질성의 조화', '사랑의 경험', '사랑의 장애물', '이별', '짝사랑, 못하는 사랑, 그리고 안하는 사랑', '여자의 사랑, 남자의 사랑', '남자도 사랑할 수 있을까?', '여성의 자가당착', '낭만적 사랑의 각본' 이런 것들입니다.
    우리 시대의 위기 중에는 가족의 해체가 있습니다. 가족의 해체를 초래하는 큰 원인 중의 하나는 이혼입니다. 그리고 이혼의 과정을 살펴보면 대개 잘못된 결혼에서 비롯되고, 잘못된 결혼은 사랑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됩니다.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는 우리의 20대들에게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 어느 책보다 유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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