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주의자의 꿈 - 어느 헌책수집가의 세상 건너는 법
조희봉 지음 / 함께읽는책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봄기운이 청계천에서 시작되던 때가 있었다. 칠, 팔십 년대만 해도 교과서 값이 만만치 않게 비싸던 때라 가난한 학생들은 새학기가 되면 학교에서 정해준 책 목록을 쪽지에 적어 청계천에 늘어선 헌책방을 순례해야했다. 그럴때면 청계천은 잠자던 모든 것이 깨어났다. 겨울 내내 묵어있던 헌책들은 봄볕을 쪼이며 노오란 종이색을 펼쳐보였고, 가득 쌓인 책더미 한가운데 자리를 지키던 책방 주인은 학생들이 부르던 책을 쪽집게처럼 집어서 건네주곤 했다. 헌책방은 이제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헌책방을 뒤지며 헌책의 역사를 탐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은밀한 즐거움을 담아 전하는 책이 있어서 느림을 찾는 사람들에게 묵은 된장 같은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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