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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ㅣ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평점 :
<한줄로 말하자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 장편 소설
<줄거리>
외딴섬의 정신병동에서 여성환자 한명이 촘촘한 감시망을 뚫고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이에 두 명의 보안관이 파견되고 바로 사건에 착수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건의 뒤에 무엇인가가 숨겨져 있음을 직감한다.
허나 이곳은 정신병동.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속에서 보안관 테디는 점차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그리고 읽고 나서>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난 미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가 미쳤다고 선언해 버리면,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그게 그 사람들의 주장을 강조해 주는 꼴밖에 안되죠.
일종의 삼단 논법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미친 사람들은 자기가 미쳤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밥은 자기가 미쳤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그러므로 밥은 미쳤다'
p.362
이 책의 배경은 외딴섬의 정신병동입니다. 특히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중증 정신병자들을 수용하는 곳입니다. 이 섬에 수용되어 있던 한 여성이 촘촘한 감시망을 뚫고 탈출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에 보안관 테디와 처크가 이곳으로 파견됩니다. 사라진 여성이 남긴 일련의 흔적들과 암호들. 그리고 무엇인가를 숨기는 듯한 의사들. 온갖 의심스러운 것들 투성이입니다. 과연 사라진 그녀와 이 섬을 둘러싼 비밀은 무엇일까요?
사실 보안관 테디는 이 섬에 들어오고자 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습니다. 이 섬은 바로 그의 아내를 방화로 숨지게한 범인이 갇혀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살고 있던 집의 경비원이었던 범인은 부당한 해고에 대해 앙심을 품고 불을 질러버립니다. 그리고 이 사고로 테디의 아내 돌로레스가 죽은 것입니다. 흉악범들만 모아둔 C병동에 접근하려 하는 테디지만 워낙 경비가 삼엄한지라 여의치가 않습니다. 허나 운 좋게도 대형 허리케인이 섬을 강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섬의 여기저기에 혼란이 야기됩니다. 그리고 그 틈을 타 C병동에 잠입하는데 성공합니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곳이 정신병원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사라진 여성이 남겨둔 의문의 암호를 해독해가면서 점점 테디가 '확신하고 있는 것'들의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정신 병자들의 근거 있어 보이는 듯한 발언, 그와 대치되는 의사들의 의심스러운 듯한 발언과 행동. 그 사이에서 테디는 점점 혼란에 빠집니다. 누가 진실이고 누가 거짓인지. 사건이 해결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욱 꼬이고 있는 것인지.
위의 인용구처럼 미치지 않은 사람도 미친것 처럼 느끼게 하는 혼란의 섬. 하지만 그 혼란속에서 진실은 단 하나인 것은 명백합니다. 그 진실을 찾아 주인공과 함께 따라가다 보면, 500페이지에 가까운 두께도 금방 결말에 이르러 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노파심에 한마디를 덧붙이자면, '충격적인 결말'이라는 둥 결말에 대해 칭찬일색인데 이건 우리 독자들을 너무 우습게 본 처사입니다. 그러니 결말에 대한 지나친 기대보다는, 숨겨진 진실에 접근해가는 과정쪽에도 관심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덧붙이는 말)
아직까지 영미권 추리소설은 덜 익숙한가 봅니다.
소설 여기저기 등장하는 소위 '농담'이라고 해대는 것들이 전혀 웃기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