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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 중국어 탐험대 1 - 황금두루마리의 비밀을 찾아라!,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중국어 학습만화 씽씽 중국어 탐험대 1
분홍돌고래 글, YJ컴퍼니 그림.기획, 박찬욱 감수, 반숙희 콘텐츠 구성 / 다락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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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울 때 가장 큰 동기가 되는 것은 '흥미'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중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인 동시에 6살 아이의 엄마로서

이 부분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나 내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 때,

아이들이 가장 흥미있어 하는 방법으로 가르치거나

또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도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얼마 전 한자 학습 만화책이 나와서 돌풍적인 인기를 끌며 출판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을 보고,

중국어도 그런 학습 만화책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재미있는 그림과 스토리가 곁들어진 만화책을 좋아하니,

학습에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번에 우연한 기회에 다락원에서 <씽씽 중국어 탐험대>라는

중국어 학습 만화책이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다락원'은 괜찮은 중국어 교재를 상당수 출판한 출판사이고,

나 역시 그 중 몇 권을 교재로 사용 중에 있다는 것도

책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요인 중 하나였다.
 

 

책은 표지부터가 아이들의 시선을 끌만한 화려한 만화 캐릭터로 가득했다.

그림체나 내용은 대체로 초등학생(특히 남자아이)이 좋아하고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었지만,

6살인 우리 아들도 상당히 관심을 보이며 그림과 함께 더듬더듬 글을 읽으며 좋아했다.

책 가운데 문화와 역사에 관련된 부분은 중학생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소개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대략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발음, 성조, 간체자 등 중국어의 기본 상식에 대해서 빠짐없이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이론적인 부분은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나의 추측ㅎㅎ) 간단하게만 설명이 되어 있다.

2. 1권에서 배울 수 있는 단어는 책의 앞 부분에 따로 한꺼번에 정리가 되어 있다.

3. 기본 인사말도 책의 앞 부분에서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배울 수 있다.

 

4. 7부분의 '작은 스토리+복습(정리)'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복습 부분에서는 단어 뿐 아니라 중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5. 책의 내용 중 음원 지원이 필요한 곳은 mp3로 들을 수 있게 되어 있고 워크북도 포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잘 기획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지만,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다.

우선, 선생님이나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림이나 내용이 아이들에게 조금 자극적이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물론 아이들 보는 만화책이 대체로 이런 수준이고, 또 내가 아이였더라면 별 생각 없이

그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겠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왜 이렇게 고리타분해지는지,

조금이라도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어의 수준이 낮은 것부터 차례로 나오지 않는데,

이것은 사실 아쉬은 부분이라기 보다도 어른들의 관점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들은 오히려 초급 단원에서 중급 어휘를 어려움 없이 익힐 수 있으니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중국어 학습 만화책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바로 그 때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중국어 수업 시간에 책의 부분부분을 꺼내어 아이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다.

점점 다양하고 좋은 중국어 교재가 나오고 있어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흐뭇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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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교과서 - 꿈을 이루는
하라다 다카시 지음, 김하경 옮김 / 혜문서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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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성공, 그것은 누구에게나 가슴 설레이는 단어일 것이며, 누구에게나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는 단어일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하여'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며, '자신의 삶을 성공한 삶으로 만들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힘과 열정을 쏟아붓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은 무엇일까?
물론, 개개인마다 모두 그 정의는 다르겠지만,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성공을 정의하고 있다.
"성공이란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을 목표로 설정하여 정해진 기깐까지 달성하는 것이다"(p.17)
이 책의 저자인 하라다 다카시씨는 '카리스마 체육교사', '마쓰무시 중학교의 기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체육특기생 하나 없는 마쓰무시 중학교에서 7년동안 전국대회 육상 부문에서 13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했기 때문인데, 이는 위인, 성공한 인물들을 분석하여 '항상 성공하는 공통의 비결'을 찾아 '성공의 기술'로 정리하고, 그것을 개개인에게 가르치고 스스로 점검하게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을 총7개의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자신의 셀프 이미지를 끌어내 구체화하는 단계인 Dream 단계,
꿈을 구체적인 목표로 바꾸는, '목표 설정'의 단계인 Goal 단계,
자신의 능력과 에너지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 목표달성의 확률을 높여주는 Plan and Check 단계,
'기일목표'와 '반복적인 목표' 설정을 통하여, 작은 성공을 반복시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주는 Do 단계,
성공하려는 열정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강한 의지의 수반을 통해 목표를 계속 확인해 포기하거나 잊지 않도록 하는 See 단계,
멘토의 격려가 있을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 인정받는 사람이 되는 Share 단계,
적고, 실천하고, 반복함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고 더 큰 목표로 향하게 하는 Achieve 단계,
이 일곱가지 단계가 저자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인 것이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One way communication'으로서의 책이 아닌, 'Two way comminication'을 이끌어내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각 파트의 뒷 부분에 그 파트에서 배우거나 익힌 내용을 토대로 직접 적으며 채워갈 수 있는 공간인 '적어보자'가 마련되어 있어, 거기에 자신의 꿈, 결심한 날짜, 달성기일, 목표, 당면목표, 성공분석, 실패분석 등을 적도록 해놓은 것이다. 이를 통해 각 독자는 그저 마음 한 켠에 위치했던 자신의 성공과 관련된 모든 것을 보다 구체화하고, 상세화하여, 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은 이 책은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큰 성공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할 것이지만, 당장에 자신의 오래된 습관 등을 고치고자 하는 사람들도 이 책이 알려주는 방법과 과정을 차근히 하나씩 따라하다보면, 보다 쉽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특정 표현-예를 들면 '항상 성공하는 사람이 5%, 항상 실패하는 사람이 95%다'라를 표현이나, '20년간 3만명 가까운 사람들을 지도하면서 검증된 바이다' 등의 표현 같은-이 너무 자주 나와, 그것을 주입시키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으며, 책 내용 중간중간 일본 출신 운동 선수의 예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그들을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다소 거리감 있는 예로 느껴질 때가 많았던 듯 하다.
 
이 책을 마무리하는 표현으로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Never Never Never Never Never Never Give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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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 -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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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지 소설. 처음 접해보는 장르이다. 이 나이 되도록 판타지 소설 한 권을 안 읽
어봤다니.. 역시 내 편독 습관은 알아줄 만한 것 같다.


  책 표지에는 빨간 배경에 촛점없는 눈빛과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는 소년이 있다.
자세히 보면 사람이 아닌듯도 하다. <야시>에는 그 표지만큼이나 독특하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바람의 도시'와 '야시'라는 총 두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두 이야기에서 모두 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작가의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었
다.


  '바람의 도시'에는 '고도'라는 공간이 등장한다. 그곳은 죽은 자들의 공간인 동시에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을 연결시켜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곳엔 그곳만의
규칙이 존재한다. 소년인 '나'는 그곳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고, 산 사람도 죽은 영
혼도 아닌 중간존재자 가즈키라는 청년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기가 막히도록 신비로운 사건들, 그리고 사연들이 벌어진다. 나는 끊임없이 이어지
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에, 책을 읽는 내내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흥미진진해서 단숨에 읽어내려가지 않고서는 배길 수
가 없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작가가 그 이야기를 통해 인물의 극복이나 어떤 변
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풍경을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누구나 끝없는 미로 한가운데 있다'는 말로 우리 삶에 존재하는
끝없는 '선택'과 '혼동'을 깨닫게 하면서 결말을 지으며 이야기에 묘한 여운을 남긴
다.


  '야시' 역시 '바람의 도시'와 같이 묘하고 신비롭고 환상적이며 죽음이 등장하는 어
두운 느낌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읽기 전부터 '무엇을 사지 않고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야시'라는 곳을 소재로 한다는 내용을 대충 알고 있었던 탓인지 '바람의 도시'
만큼의 강한 느낌은 받을 수 없었던 게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작가가 펼치는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 이것이 바로 판타지 소설이구나 싶었다. 이렇
게 매력적인 장르를 내가 왜 여태까지 접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또 다른 판타지
소설은 어떤 게 있나, 다른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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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성장 이야기가 아니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고 변화도 없고 극복도 하지 않는다.
길은 교차하고 있고 계속 갈라져나간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풍경을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나는 영원한 미아처럼 혼자 걷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다.
누구나 끝없는 미로 한가운데 있는 것이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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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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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런 게 바로 추리소설의 묘미인가보다.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진행과 손에
서 땀이 배어나오게 하는 긴장감..
추리소설은 선정적이고 잔인한 내용이 많을 거라는 선입견때문에 평소 소설이
나 에세이만 즐겨 읽다보니 추리소설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을 뿐더러 아는 것
도 없었는데, <용의자 X의 헌신>은 그런 나의 십여 년간의 선입견을 그야말로
순식간에 무너뜨린 추리소설이었다.

<용의자 X의 헌신>.
이 책은 어쩌면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도 슬픈 사랑이야기로 내게 다가왔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내 주의를 끌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다가 전 남편을 살해하게된 야스코와 그녀의 딸. 그리고 그를 은폐하기를
감행한 이시가미. 그가 치밀하고도 정교한 알리바이와 계획을 준비하는 장면
이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사랑하니까' 그만큼 과감한 결단력과 용기를 발휘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시가미가 야스코의 주변에 새로운 남자의
등장에 그를 미행하는 등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일 땐 정말 이시가미가
스토커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은 그것도 역
시 그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그녀에 대한 희생이 만들어 낸 희곡의 일부였음을
알게 해주었다. 결국 이시가미는 야스코를 위해 어떠한 희생도 기꺼이 감행한
다...

과연 어떤 누가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 사실 여기에도 이유가 있었다. 어느날 이시가미가 삶의 무상과 회의를 느끼
고 자살하려고 하던 찰나 벨 소리가 울렸다. 새로 이사온 옆집 모녀가 인사하
러 온 것이다. 그 순간 이시가미가 다시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고 해야할까..
모녀의 순수하고 맑은 눈동자에 사랑과 감동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이시가미
는 모녀의 눈동자가 아름답고 순수한 만큼,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만큼 지
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먼 발치에서만 바라보아왔던 것이고,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그녀들의 순수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행복을 위기로부
터 지켜주려고 한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단순하고 순수한 사랑이 있을까? 소설 속 이시가미의 모습은
마치 셸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등장하는 그 나무의 모습과도
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너무 어리석게 생각되면서도 그 지고지순함에, 그 바
보같음에 가슴이 아팠다. 책을 덮으면서 한참동안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
리고 책을 책장에 다시 꽂은 지금, 아직도 이시가미의 순수하고 희생적인 사
랑에 마음에 잔잔한 파문이 멈추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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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전설적인 사랑
알랭 비르콩들레 지음, 호세 마르티네스 프룩투오조 자료협조, 이희정 옮김 / 이미지박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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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생텍쥐페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충 넘겨보니 생텍쥐페리와 그의 연인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과 서로에게 보낸 사랑의 달콤한 편지들이 삽화식 구성으로 글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게 보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사랑이라니.. 얼마나 낭만적이고 로맨틱할까, 그들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들이 궁금하고 또 빨리 읽어보고 싶어졌다. 적어도 책을 제대로 읽어 내려가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글너 내 예상은 반은 틀리고 또 반은 맞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생텍쥐페리의 알려지지 않은 사랑이야기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아름답다고 하기엔 그토록 잦은 헤어짐과 오랜 별거와 전쟁과 생텍쥐페리의 외도가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순탄치 못했는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생텍쥐페리의 알려지지 않은 사랑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생텍쥐페리의 바람기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아내로 남기도 한 콘수엘로는 에스파냐 태생으로 이미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엔리케 고메스 카리요의 아내이기도 했다. 남아메리카 출신답게 밝고 쾌활하며 솔직하고 개방적인 성격의 소유자였고, 모국어인 에스파냐어는 물론 불어와 영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할 만큼 언어학적 재능이 있었으며, 그림과 조각에도 남다른 소질을 보였고, 뛰어난 말솜씨와 아름다운 외모와 뿜어져 나오는 매력으로 사교계에서도 환영받는 그런 화려한 여자였다. 원래 남편인 카리요와 결혼한 지 1년만에 남편의 죽음을 맞이한 콘수엘로는 상중에 생텍쥐페리와 불같은 사랑에 빠지고 또 결혼하게 된다.

  그런 콘수엘로에 대한 나의 관심의 초점은 두 군데로 집약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남편의 상중에도 또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할 수 있었던 콘수엘로의 용기 또는 개방성이다. 솔직히 그건 너무 경솔한 처사가 아닌가 싶었다.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분명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런 콘수엘로를 생텍쥐페리의 가족이 좋아할 리 없었다. 시골의 보수적인 귀족 집안인 생텍쥐페리의 가족들은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고, 온갖 수단으로 둘의 관계를 은폐시키려 했다고 한다. 따라서 생텍쥐페리에게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지지 않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아름답고 다재다능한 여자가 왜 생텍쥐페리를 사랑했을까 하는 점이다. 이것이 그녀에 대한 내 두 번째 관심의 초점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생텍쥐페리는 잘생기지도 않았고 상당히 우울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바람둥이이기까지 한 이 대머리 아저씨가 뭐가 좋다고, 그의 곁은 끝까지 지키며 사랑할 수 있었을까..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렇게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여자가 생텍쥐페리 앞에서는 순종적인 여자가 되어 남편의 바람기와 외도에 괴로워하면서도 인내하며 아내의 자리를 오롯하게 지키는 지고지순한 여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의아하게 느껴졌다. 이런 게 바로 사랑의 힘인가..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둘 사이의 무언가가 느껴졌다. 생텍쥐페리는 그녀 곁을 끊임없이 떠나면서도 그럴 수록 못견디게 그녀를 그리워하며, 그녀는 그가 언제 또 자신을 떠날지 망므을 졸이고 괴로워하면서도 정작 그녀 자신은 그를 떠나지 못한다. 둘은 모두 가슴에 사랑과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 엇갈린 곳에서면 서로를 그리워하는 힘겨운 사랑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운명처럼.. 마치 전설처럼..

  경솔하다고 생각했던 그녀였고, 변덕스럽다 생각되었던 그였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진지했고, 온전했다. 결국은 각자에게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이 있듯이, 나름대로의 사랑의 방식이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역사의 저 너머 우리의 인식 속에서만 존재해왔던 생텍쥐페리가 가졌던 치유되지 않는 근원적 슬픔, 하늘에 대한 끝없는 갈망, 전설처럼 남은 콘수엘로와의 사랑을 통해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친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소설인 <어린왕자>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알게 되어 기뻤다.) 이 큼지막하고, 하늘과 별을 사랑한 생텍쥐페리의 사랑이야기가 들어있고, 그림과 사진과 편지글도 많은 책이 나는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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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랑하고, 기다리고, 안아 줄 이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내 집은 작아졌고, 창문만 활짝 열려 있습니다. 그이가 날아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하늘을 집 안에 들여놓으려고요. -콘수엘로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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