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이 실험이 증명하고자 하는 점이다. 운동을 자꾸 하다보면 신체가 흥분하는 현상에 익숙해지게 되고, 몸이 흥분하는 현상이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는 것이다. 유산소운동이 불안상태를 즉각 해소해준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왔다. 하지만 요즘에 와서야 어떻게 그런 과정이 이루어지는지 학자들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운동은 근육의 휴지기 긴장을 이완시켜 불안감이 뇌로 가는 회로를차단한다. 일단 신체가 안정되면 뇌도 걱정을 덜 하게 된다. 운동을 하면 흥분을가라앉히는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근육이 일을 시작하면 신체는 지방 분자를 분해해서 연료를 만드는데, 이때 지방산이 혈액 속에방출된다. 이런 자유 지방산은 여덟 가지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하나인트립토판과 서로 수송 단백질과 결합하려고 경쟁을 벌인다. 그 결과 혈액 내에 트립토판의 농도가 높아진다. 트립토판은 신체와 뇌의 농도 차를 줄이기 위해서 혈액뇌장벽을 뚫고 뇌로 들어가며, 일단 뇌로 들어가면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한편 운동을 통해서 수치가 높아진 신경세포 성장인자도 세로토닌의 양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해서 늘어난 세로토닌은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안정감을 높여준다. - P130
나는 그의 공포장애가 유전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장애를극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것은 처음부터 최소한 하루에 15분 이상의 격렬한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뜻했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노 젓기 등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는 운동이면 무엇이든 좋다. 특히 그의 경우에는 운동을 격렬하게 하는것이 중요했다. 신체가 흥분하자마자 불안증이 생기는 증상을 줄이려면 격렬한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 P152
약을 복용한 환자들은 보통 신체에 활력을 느낀 뒤에 슬픈 감정이 사라진다. 인지행동요법과 정신요법의 경우에는 반대로 기분이 먼저 좋아진 뒤 몸의 상태가 좋아진다. 이런 요법들은 전전두엽 피질에서 밑으로 효과가 전달되도록 한다. 즉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어 학습된 무기력함을 극복하고 절망의 굴레로부터 뛰쳐나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운동의 돋보이는 점은 두 측면에서 동시에 문제를 공략한다는 점이다. 운동을 하면 당연히 몸이 움직이게 되므로 뇌줄기가 자극을 받아서활력과 정열, 의욕과 흥미가 샘솟는다. 에너지가 온몸에 넘쳐흐른다. 또한 운동은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신경세포 성장인자 등전전두엽 피질의 모든 화학물질을 조절한다. 항우울제처럼 어느 한 가지만을 선별해서 공략하지 않고, 뇌 전체의 화학작용을 교정해서 정보전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한다. 전전두엽 피질을 부정적인 ㅅ각에서 해방시켜줌으로써 좋은 기억을 되살리고 우울증이라는 비관적인 사슬을 끊게 한다. - P182
굳이 태권도가 아니라도 좋다. 다른 종류의 무술이나 고도의 규율 체계를 갖춘 운동, 가령 발레나 체조나 스케이팅도 마찬가지다. 아니면보다 현대적인 암벽등반이나 산악자전거 타기, 래프팅, 스케이트보드타기도 좋다. 이런 운동은 격렬한 활동인 데다 복잡한 근육의 움직임을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단히 효과가 좋다. 유산소운동도 좋지만 신체와뇌를 함께 써야 하는 운동은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크다. 호스트라 대학의 어느 대학원생이 이 사실을 간단하게 실험해본적이 있다. 8~11세 남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일주일에 두 번 무술을 배운 아이들이 유산소운동을 한 아이들보다 행동이나학업성적이 많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비교집단 아이들보다는 두 집단 모두 발군의 향상을 보였다. 무술을 배운 아이들은 숙제 및 수업 준비를 잘해서 성적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교 규칙을 어기거나 자리를 벗어나는 일도 줄어들었다. 즉 이 아이들은 공부를 꾸준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 P198
하지만 연구진은 상관관계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운동이 이 부위들을 물리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그래서 신경과학자 아서 크레이머가 이끄는 연구진은 운동을 하지않는 59명(60~79세)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에게만 6개월 동안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 운동을 하게 했다. 비교집단은 스트레칭을 시켰다. 운동집단은 트레드밀 위에서 최대심장박동 수치의 40퍼센트 정도로 천천히 걷기 시작해서 60~70퍼센트가 나올 정도로 점차 빠르게 달렸다. 이때 실험의 유일한 변수는 운동이었다. 6개월 뒤에 측정을 해보니 운동집단은 최대산소섭취량이 16퍼센트나 늘어났다. 최대산소섭취량은 산소를 처리하는 폐의 최대 능력, 즉 폐활량을 말한다. 하지만 선구적인 발견은 운동 전후에 촬영한 MRI 결과에서 나왔다. 운동으로 건강이 향상된 집단은 전두엽과 측두엽의 크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해마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대뇌피질의 크기가 커진다는 사실은 상상 밖의 일이었다. 운동과 신경세포 성장인자의 관계를 밝혀낸 어바인 캘리포니아 대학의 칼 코트먼은이 결과에 대한 자기 생각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정말 현재 과학의 한계를 넘어선 일입니다.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 가운데 노화한 동물이 운동을 약간 했다고 해서 뇌의 크기가 커졌다는 사실을 밝힌 사람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 P293
심장박동이 얼마일 때 유산소운동에서 무산소운동으로 전환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신체운동학자 판텔라이몬에키카키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진대사의 변화를 알 수 있는 가장믿을 만한 지표는 운동을 하는 사람이 다소 힘들다고 느낄 때다. 애매하게 들리기는 하겠지만, 에키카키스는 이 지표가 놀랄 만큼 정확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지점을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은 무산소 신진대사로 전환되기 직전인 ‘다소 힘든‘ 상태로 운동을 하더라도 30~60분 동안 꾸준히 같은 속도를 낼 수 없을 만큼 힘들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다. 아주 격렬하게 운동을 하고 싶다면 높은 강도로 운동하는 동안에 전력으로 질주하는 구간을 군데군데 넣는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면 된다. 중간 강도의 운동과 높은 강도의 운동이 지니는 주요 차이점 중 하나는 최대심장박동 수치에 접근하면, 특히 무산소운동 범위에 접어들게되면, 뇌하수체가 성장호르몬을 분비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래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청춘의 샘’이다. - P328
혈액에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수치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중년이 되면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양이 어린 시절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 앉아 있기만 하는 생활방식도 이런 감소 현상을 가속화한다. 너무 높은 코르티솔의 수치나 인슐린 저항, 과도하게축적된 지방산 등은 모두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더욱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성장호르몬은 뱃살을 빼고 근육조직을 형성하며 뇌의 크기를 늘려주는 등 신체를 가다듬는 일을 총지휘하는 호르몬이다. 과학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드는 뇌의 크기를 성장호르몬이 다시 크게 만들 수있다고 믿는다. 올림픽 단거리 선수나 미식축구 선수 같은 운동선수들이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면 혈액 내의 성장호르몬 수치가 증가한다. 에 저촉되지 않는 천연 마약을 복용하는 셈이다. 그 결과 빨리 달리기위한 근육이 형성되어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근육조직을 늘리는 과정은 전반적인 신진대사를 강화하므로, 인터벌트레이닝 뒤에는 신체가 지방과 탄수화물을 보다 효율적으로 태울 수있게 된다.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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