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참으려고만 할까?

나는 왜 참으려고만 할까? -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감정 조절 심리학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이정민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4월

만약 세상에 감정이 없다면?

이라는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때, 사실 나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만약 감정이 없다면 누군가에게 실망하거나 분노하거나 슬퍼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일종의 '감정소모'가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책은 이야기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있는데, 그 중 긍정적인 '기쁨' 혹은 '행복' 이라는 감정들은 때때로 삶을 살아가는 이유와 의미를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분노' 와 '불안'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어떨까? 우리는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은 억누르고 조절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들이 생기는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저 억눌러서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감정들을 받아들여 그 감정이 생기는 이유를 파악하고, 해결해가야하는 것이다. 그랬을 때 우리는 조금 더 좋은 결과를 얻거나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어떻게 마주하고 받아들여야하는지, 그리고 이것을 통해 어떻게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또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하는 이야기들을 일러스트를 통해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이 좋았다. 

책을 읽다보면 '타자'와 '자기'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감정이 발생하는 원인 혹은 주체가 타인이냐 아니면 자기 자신이냐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의 원인이 타자에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매우 컸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 즉 정확한 욕구를 알지 못했고 그저 타인의 눈치를 살피며 타인의 기분에 따라 내 기분과 감정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감정의 주체는 나,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따라 발생한 내 감정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정의 주체를 타인이 아닌 나 자신으로 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내 감정의 주체를 타인이 아닌 나로 잡고 마주하여 내 감정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