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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와 '인더풀' 에서의 이라부 의사의 존재를 괴물 이라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남쪽으로 튀어'를 통해 새로운 괴물 '우에하라 이치로' 가 이라부와 대적할 만한 새로운 괴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가슴에 와 박혀버렸다. 두둥.
이전의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었을 때엔 누구나 그의 소설을 읽고서 말하는 것처럼 나 또한 정말 깔깔대면서 읽고 그 끝맛은 약간 씁쓸함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다. '남쪽으로 튀어' 를 통한 오쿠다 히데오가 지닌 장편소설의 매력은 이전의 단편에서 느꼈던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승화시키기'가 또한 잘 표현되어 있는 소설이였다. 하지만 단편소설을 읽을때의 가벼운 맛은 조금 떨어지는 듯 싶었다. 공안,아나키스트,혁공동,학생운동..등등등등등- 수많은 정치적 언어의 혼재로 무작정 가벼웁게 읽을 수 만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소설가들이 쉬이 다루지 못하는 소재를 이만치 가볍고 즐겁게 쓸 수 있음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연애소설이나 인생이야기를 다루는 여타 소설들은 읽을때엔 슬프거나 재미있을 수 있지만 특히나 연애소설은 읽고 나서는 그 감성의 여운에 빠지긴 쉽지만 감성 이상의 여운은 남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쿠다히데오의 소설은 책장의 맨 끝을 덮고 나서도 또 다른 느낌의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소설 속에 한명씩 '괴물'을 등장시키는 오쿠다의 소설. 남쪽으로 튀어나 이전의 소설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은 대부분이 자기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회의 다른 색깔과는 절대 융합하지 않는다. 아니 융합할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 자기만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들에 답답하다거나 무식한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유행에만 휩쓸려 자신의 색이 없이 사회 속에서 튀지 않고 살아가려 노력하는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이 이 '괴물'들 이라고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