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의 최선을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후, 작품 활동을 이어온 교사이자 작가 강석희의 소설집 <우리는 우리의 최선을>. 총 7편의 이야기가 이 소설집에 담겨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실직 위기에 처한 방과 후 강사, 본인들만 빼고 다들 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예비부부의 아파트 매입기, 부동산 매매를 통해 '중산층'이 되어가는 서민,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정작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십 대 남매, '올드 힙합 키드'에서 '촛불 집회 목격자' 그리고 '망작 전문 리뷰어'가 된 '나' 외에도 숨 막히는 현실에 허덕이며 주인공들은 자신만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

너무나 현실적인 상황과 대화에 소설과 에세이의 경계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교사라서 그런지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최선을 다하는 삶이란 무엇일까? 주인공들의 '최선'은 마냥 아름답지 않았다. 최선에 대한 결과도 명확히 알 수 없기에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 앞에 이런 상황들이 놓인다면 우린 어떤 선택을 했을까? 분명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선택한 결과에 대한 갈림길이 또 보일 테니까. 우린 그저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더 나은 무엇이 되자. 그때 만나자." 다 읽고 나서 이 문장의 의미가 좀 더 확실해진 거 같다. 우리도 그러길 바란다. :)


그때 그 일들의 사이에 내가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었을까, 여러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이런 생각들이 후회나 반성이길 바라지만 확신할 수가 없다. 그때 나는 알고 싶은 것만 알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 P85

같은 박자에 같은 가사를 뱉는다는 건 어쩌면, 사랑을 말하는 것과 닮아 있지 않은가. - P1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은 외로운 투쟁 (문고본) 마음산 문고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해인 수녀의 <사랑은 외로운 투쟁>은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시산문집이라고 한다. 2006년에 나왔으며 2004년에 나온 <기쁨이 열리는 창>과 함께 마음산문고 시리즈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이 시산문집은 10여 년 동안 보냈던 편지를 월별로 나누었으며 매달 묵상 할 수있는 주제와 글귀를 소개했다. (이전보다 글씨도 커졌으며 사진도 수록되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맑은 글들이라 일상에 잔잔히 스며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픔과 슬픔, 불안과 절망, 분노와 미움에 대한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쳐있는 마음에 위로와 희망을 건네는 글이기에 종교를 떠나 그 어느 누가 읽어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각 장마다 독자들이 평소 저자에게 보내는 질문과 그 응답도 수록되어 있었는데, 정말 다양했다. - 어떻게 시를 쓰시는지, 학창 시절의 추억과 장래 희망은 무엇이었는지,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지, 가장 아끼는 시는 무엇인지, 삶이란 무엇인지 등 - 우리가 살아가며 흔히 또는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들이었다.


"진정한 행복에는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낸 외로움이 속 깊은 묻어 있다"라고 전한 저자의 말이 참 좋았다. 책 제목처럼 "사랑은 외로운 투쟁"이 맞는 것이다. :) 그렇기에 저자의 또 다른 말처럼 진정으로 사랑하고 삶이 빛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내 마음에도 밝은 햇살을 들여놓고 새봄을 살아야겠다고, 희망의 봄을 이웃들에게도 전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성서를 펴듭니다. - P62

아침에 눈을 뜨면 날마다 새롭게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에게 ‘안녕?‘ 하고 인사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꿈나라에들 적에는 다시 ‘안녕!‘ 하며 작별 인사를 하는 연습을 잘해두면 어는 날 지상을 떠날 적에도 좀 더 미련없이 선선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답니다. - P2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 신념을 넘어 서로에게 연결되고 싶은 비건-논비건을 위한 관계 심리학
멜라니 조이 지음, 강경이 옮김 / 심심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건의 장점, 비건을 유지하는 이유 등의 비건 책은 많이 읽어봤지만, 비건과 논비건 사이의 관계 심리학에 관련된 책은 처음이다. 사회생활로 인해 아직까지도 플렉시테리언을 유지하고 있는 나로서 이 책은 너무나 필요한 책이었다. 과연 비건과 논비건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의 저자 멜라니 조이는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를 집필하며 "비건-논비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대립하거나 멀어지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돕는"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는 단순한 비건이 아닌 사회 심리학자이자 관계 코칭 전문가이다. 그렇기에 비건과 논비건, 서로 다른 차이를 갖고 있어도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차이를 받아들이는 최고의 방법은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우린 이미 머릿속으로 알고 있으며 분명 이해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대부분 현실을 마주하면 잊어버리곤 한다. 이건 비건과 논비건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이다. 서로 교감하려면 '존중'이 필수다. 강요는 잊어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끊임없이 대화하며 자신과 상대방의 존엄과 욕구 그리고 권리를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관계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려 애쓸 때 우리는 차이에 관해 논쟁하는 쪽에서 더 깊숙이 공감하는 쪽으로 옮겨진다고. 그러니 서로의 '차이'가 무엇인지 신경 쓰지 말고 '어떻게' 소통하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해외에 비건을 위한 식당과 음식들이 더 다양하다. (한국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해외보다는 한정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는 비건과 논비건의 의견 충돌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식사 자리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무엇을' 먹는가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식사를 경험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함께 모여 식사를 즐기고 대화를 하는 등의 과정을 하다 보면 '차이'보다 서로의 '관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갈등은 관계를 튼튼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모두 갈등을 잘 해결하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갈등을 경험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경험하고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새로운 관점이 참 좋았다. 4가지 원칙도 이 세상을 살아가며 꼭 필요한 원칙임이 틀림없다. 


비건과 논비건 모두 자신만의 신념과 권리가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기를. 수많은 비건들이 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안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진정으로 믿을 때, 어떤 주제든 겁내지 않고 의논할 수 있다. - P47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은 둘 중 한 사람이나 두 사람 모두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특히 안정과 교감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생긴다. 관계가 안정적일수록 갈등은 능숙하게 관리되며, 오히려 더욱 안정과 교감을 느끼도록 만들어 준다. - P216

자신과의 대화에서 효과적인 소통을 실천할 때 사람들은 더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경험에 더 많은 연민을 느낀다. 따라서 효과적인 소통은 관계와 삶 모두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 P2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유내강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최은영 작가의 신작 <애쓰지 않아도>. 이번엔 짧은 소설집이었다. 각 이야기마다 대인관계 속의 마음의 상처가 잘 드러나있었는데, 이런 부분들이 제목 '애쓰지 않아도'와 참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다. 소설이지만, 실제 있었을법한 이야기들. 우린 이런 마음들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겪어보지도 않은 채 하는 말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 솔직하고 싶었던 상황, 터놓을 수 없었던 서운한 감정들, 서로 다름을 인정한 채 지켜본 것, 한계를 이겨내는 믿음, 어긋나는 타이밍들 - 까지 너무 깊지는 않지만, 희미한 흉터로 남아있을 법한 마음의 상처들과 담담히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폭력'에 대한 의미가 좀 더 명확해졌다. '학대받은 아이가 자라서 학대하는 어린이 된다'는 식의 지하철 공익광고를 보고 상처받는 인물이 있는데, 이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폭력을 보는 무심하고 게으른 시선이야말로 폭력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야기들을 통해 관계 또는 사회 속 폭력이 아무렇지 않게 우리 속에 스며들어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더 단호한 태도를 보이며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문장들에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더 사랑할 것이다" 이 문장의 여운이 당분간 맴돌 것 같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원히 용서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유나에 대한 나의 마음은 그게 어떤 모습이든 늘 과하고 넘친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이제 애쓰지 않아도 유나를 별다른 감정 없이 기억할 수 있다. 아마 영원히 그 애를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알고 싶다. 유나는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 애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 P32

우리는 겨우 저쪽의 세계를 상상해봐. 생명과 존엄조차도 공평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곳. 당신이 흘리는 눈물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 자기가 저지르는 일들이 반동이 되어 자기 자신을 해치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그 때문에 그 세상에서 사라져야 했던 당신을. - P127

미리는 늘 자신의 문제로부터 도망쳤고 그것은 그녀의 유일한 생존 방법이었다. 자신의 분노로부터, 불안으로부터, 슬픔으로부터 도망쳤고 최대한 과거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다. 그대신 미리는 일에 몰두했다. ... 일이 좋기도 했지만 일을 하지 않을 때면 공허함을 느꼈고 불안해졌으니까. - P2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100쇄 기념 에디션)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쇄 출간 기념을 맞이하여 새로운 표지를 입고 출간된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을 추천받을 수 있어 참 기뻤다. 저자 장영희 교수는 암 투병인 중에도 이 책을 작업했다고 한다.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세 차례의 암 투병을 겪었으나 전하는 글은 결코 어둡지 않았다. 다루기 어려운 소재를 저자만의 솔직함과 유머 그리고 위트로 승화시켰으며, 오히려 삶에 지치고 사람과 사회에 상처받은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주었다.


유독 지친 날이면 잠들기 전 이 책을 들여다보았다.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읽어보기도 하고,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하며 나도 모르게 희망을 되뇌곤 했다. 또한 너무나 와닿는 문장들이 많아 그 어떤 책들보다도 밑줄을 많이 긋곤 했다. (그리고 가장 아껴본 글은 '사랑'이야기였다)


저자의 9년이란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책 제목을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으로 정한 것도 이 책이 모두에게 기적을 가져다주기 바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는 저자.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나누고 싶은 삶의 기적이 빛을 발하길 바라본다.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면 헛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늘 반반의 가능성으로 다가오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열심히 살아간다. - P62

먼 훗날, 내가 이 땅에서 사라진 어느 가을날, 내 제자나 이 책의 독자 중 한 명이 나보다 조금 빨리 가슴에 휑한 바람 한 줄기를 느끼면서 "내가 살아 보니까 그때 장영희 말이 맞더라"라고 말하면, 그거야말로 내가 덤으로 이 땅에 다녀간 작은 보람이 아닐까. - P123

"이름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장미‘라고 부르는 것은 그 어떤 이름으로라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을."
맞다. 향기 없는 이름이 아니라 향기 없는 사람이 문제다. - P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