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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교육 ㅣ 대산세계문학총서 20
미겔 데 우나무노 지음, 남진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책을 처음에 집어들어 프롤로그를 읽으며 아 이건 내가 좋아하는 부류의 책이 아닌가 보군 하며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데미안같은 분류가 아닐까 하는생각을 하며..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 나가며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남자의 천재 만들기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사실 저자가 의도 하는 바가 뭐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으며 상당부분을 저자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될 사람의 입장에서 아이의 교육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하며 읽었다고나 할까...
사실 소설 처음 부분을 읽어 나갈때는 이 프로젝트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참 신기하게 다가왔고 이를 소설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 한다는 것도 재미있게만 받아 들였었다. 그런데 사실 이 소설은 비극이라고 이야기 해야 할것 같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주인공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더해 가기만 했다.
더욱더 이 소설이 슬픈이유는 두 아이가 모두 세상을 등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비토는 자신의 천재만들기 프로젝트의 가장큰 잘못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하나의 독선에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저토록 힘든 모양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나중에 아가를 나아 키우며 아비토(주인공)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아비토는 좀 극단적으로 치우치기는 했지만 내 생각엔 저런 부모들도 다분이 많을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참 재미있다. 아이를 천재로 만들기 위해 부인에게 엄청난 양의 강낭콩을 먹도록 하는것이며 아내가 싫어하는 오페라를 보러 가고 그로 인한 아내의 스트레스도 풀어주며 참 동분서주하는 아비토다.재미있는건 사실 나도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건 아닌가 하는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
소설 내용은 참 군더더기 없이 저자가 하고 싶은말을 표현해 낸것 같다. 스페인문학을 내가 접했던 기억이 있는지 없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소설의 군더더기 없음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소설을 망치고 있는 프로로그와 특히 장황한 에필로그는 정말이지 안타깝기 그지 없다. 저자는 출판사에서 페이지수를 체우기 위한 방법으로 이를 제시 했다고 하지만 내가 이 책을 다시 출판 한다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빼버리도록 하겠다. 불필요하게 긴 에필로그는 작품의 품격을 낮추어 놓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아기를 낳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 보면 어떨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아비토 처럼 극단적으로 아기를 키우고 있지는 않겠지만 나도 모르게 아기에게 내 기준으로 많은걸 기대 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 볼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