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했다. <자유라는게 뭔지 알겠지요?>
금화를 약탈하는 데 정열을 쏟고 있다가 갑자기 그 정열에 손을 들고 애써 모은 금화를 공중으로 던져 버리다니... .
다른 정열, 보다 고상한 정열에 사로잡히기 위해 쏟아 왔던 정열을 버리는 것. 그러나 그것 역시 일종의 노예 근성이 아닐까?
이상이나 종족이나 하느님을 위해 자기를 희생시키는 것은?
따르는 전형이 고상하면 고상할 수록 우리가 묶이는 노예의 사슬이 길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는 좀 더 넓은 경기장에서 찧고 까불다가 그 사슬을 벗어나 보지도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건 무엇일까?-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