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 - 전2권 세트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독서 행위를 자위 행위라 했던가? 나는 그 말에 적극 공감한다. 내 의식과 조금이라도 이질적인 이야기들을 담은 책들은 더디 읽히다 못해 책을 놓아버리게 되니 말이다. 다빈치 코드는 무심결에 집어든 책이었다. 김치 냉장고 위에서 자길 봐 달라고 자색 낯빛으로 유혹하는 다빈치 코드. 어라 두 권이네. 그래 첫 장만 읽고 아니다 싶으면 던져버리자, 어차피 내 주머니 털어 산 것도 아니고...

그런 회의적인 생각이 든 지 30분도 못되어 난 완전히! 몰입했다. 첫 날엔 잘 고쳐가고 있는 몽유병이 도졌나 싶을 정도로 뒤척였고(뜻 모를 두려움, 읽어본 독자는 아시리라), 2권차에 이르러서는 밤을 새워 읽었다.

인류에게 모계사회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왜, 부계사회로 변하게 되었을까. 이 외에도 궁금증은 많다. 왜 예수는 그 나이가 되도록 솔로였을까? 유대교에서는 결혼하지 않는 것을 죄악시했다는데... 왜 성당 신부님은 결혼하면 안되고 목사님은 될까? 마녀사냥의 본질은 무엇이었을까? 어처구니 없는 멧돌같은 질문들이지만 교회, 성당에 열심히 다니는 친구들도 해결해주지 못한 의문이었다.

물론 다빈치 코드는 명백한 소설이지만, 그 어떤 실존역사서보다도 내 마음을 움직인 명쾌한 책이었다. 그래, 교회에 음모가 있다. 남성 중심의 권력을 세우고 명맥을 잇기 위해 지혜롭고, 사고하는 여자들을 마녀라는 이름으로 못박아 화형시켰다. 사과를 깨문 하와의 원죄를 들먹이며 여성에게 족쇄를 채웠다. 말도 안된다고? 그렇다면 이 얘긴 어떤가? 예수도 아내가 있었다. 막달라 마리아다. 아이도 있었다. 그 피를 물려받은 후손들이 지금 시대에도 존재하고 있다. 정말 말도 안되는 픽션이라고? 그럴지도,,, 하지만 정말 사실이 그러할지도...

다분히 정통 기독교?(이것 역시 사람들의 손에 의해 기록되고 무수히 변화를 거친, 더욱이 우리에겐 번역과정에서 오는 오류까지 포함해서)에  반기를 드는 이단적인 행위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신만이 아는 일일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야훼라는 단어를 풀이하는 말에 주목하시길 바란다. 내가 여성임을, 남성이 아니라는 사실에 더 이상 핸디캡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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