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지음, 김욱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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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거든요.

하늘에 사람을 이승으로 내려보내는 신이 있어서

아기 천사들을 일렬로 쭉~~세워놓고

"얘야, 너는 영국으로 가고, 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너는 타일랜드, 너는 멕시코..........."

뭐 이런식으로 업무?를 보는거죠.

그러다가 앗,,

"에구구야,, 이다도시를 한국으로 보냈어야했는데 프랑스로 떨궜네..." 이런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결국 이다도시는... 한국으로 가서 살 수밖에 없는 운명...

여기 이 사람도 그랬을지 모릅니다.

이 책, 여행하는 나무를 쓴 호시노 미치오도 말이예요.

호시노 미치오를 먼저 소개할께요.

사실 저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만.. ㅎㅎㅎ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바에 의하면

일본에서 태어났고요, 고등학교까지 일본에서 나왔어요.직업은 사진 작가이고요.

1978년, 알래스카 대학 야생동물학부(그가 얼마나 알래스카에 끌렸고, 가고 싶어했는지, 그 곳과 사람들을 얼마나 깊이 생각했는지에 대한 글들을 담담하게 읽다보면 그래, 이 사람은 애초에 알래스카로 갔어야하는 운명이었어...하고 느끼게 되죠)에 들어가면서부터 알래스카와 인연을 맺어 이후로는 쭈욱~~ 이 곳에 살면서 그 자연을 자신의 사진속에 담아오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사진첩은 아니고

호시노 미치오가 알래스카에 살면서 자신이 느낀 알래스카의 자연과 사람들, 그리고 주변의 이야기들을 잔잔하고도 편안하게 쓴 글...이예요.

처음에 이 책을 샀을 때는 남들이 모르는 지구 한 편을 소개하는 정도의 글이려니 했더랬는데 꼭 그렇게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 자신이 알래스카를 남의 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글은..  자칫 평범하달수도 있겠지만 그 이유가 이 사람이 글쟁이가 아니기 때문~은 아마 아닐겁니다. 전에도 몇 번 느꼈던 건데...자연을 상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참 겸손하지 않은가! 하는거죠.   

사실 리뷰를 쓰려고 책 표지를 찾다 알게 되었어요. 그는 사진 촬영을 하던 중에 북극곰에 의해 4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군요. 


글을 다시 읽으면서 물론 그는 자신의 최후를 모른채 문장을 써내려갔겠지만 그 자신이 자연의 섭리를 에스키모만큼이나 잘 이해하고 있었던 사람이니 우리같은 범인들보다야 덜 두려웠을지도 모르겠다며 그저 위안 한 번 해 봅니다.

 

언젠가 그가

강물의 침식에 휩쓸려 바다로 흘러

긴긴 여행을 마치고,

나무가 도저히 자랄 수 없는 북극해 연안에 당도한 커다란 등피 나무를 보며 알게 된 작은 깨달음 하나는....

 

비록 나무는 벌거벗은 채 생을 마감했지만,

작은 티티새의 날개를 의지할 수 있는 쉼이되고,

북극여우에게 영역표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당연하면서도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삶의 이치인 것이죠.

 

그리고 그 작은 깨달음은 이 책 <여행하는 나무>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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