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람들
이빈 지음 / 서울문화사 / 1995년 10월
평점 :
절판


지금은 그림체나 내용 구성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강렬함이었다 그 또래 만화가들이 잡지사 공모전을 시작으로 데뷔하는게 일반인데 반해이빈은 '결'이라는 (전설적이며 현재도 존재하고 있는) 동인 출신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은 뽀샤시한 느낌도 없었고 순정만화가 가지고 있는 그림체와는 동떨어진 만화였다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강한 그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샬랄라~~한 애정물보다는 조금은 어둡고 사회적인 만화를 그릴 수 있었던 거 같다

그렇다고해서 그녀의 만화가 다 그런 분위기인 것은 아니다 이빈의 만화는 주제에 있어서 매우 다양하고 색다른 것들을 추구한다 이 만화는 사랑을 주제로 한 단편집인데 제목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결코 시시한 연애물은 아닌 것이다 그 만화에서 가장 내 주위를 끌었던 것은 동성애에 대한 만화였다 동성애를 조금은 진지하고 무겁게 그리고 있는데그들 입장에서 현실을 비교적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억지스레 해피엔딩에 끼워맞추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짓기보다는 그녀는 주인공들의 대사를 통해서 부당한 사회적 인식에항변하고 있다

'정상적안 이성애를 나누는 사람들. 아니,맨 처음부터 누가 그것만 노말이라고 결정지었지? 왜 이성애자들은 노말이고, 동성애자는 아니란 거지?' 그리고 그러한 사회에 굴복하지 말고 대항 할 것을 역설한다 '정상적인 날개를 가지지 못하고 태어난 새는 도태당해''아니오,누나. 나는 도태 당하지 않을 거예요 반쪽의 날개를 가지고도 제대로 살아가고사랑할수 있다는 걸 그들에게 보여줄거에요' 그녀는 이 만화를 통해서 금지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빈의 초창기 작품답게 선이 굵고 거친 그림이 매력적이며 (순정만화체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겐 반감을 살 수도 있다) 내용 또한 진지한 구석이 강해서기볍게 읽기보다는 조금은 생각하면서 읽어볼만하다 나는 이 만화를 읽고 즉시 잠을 자야하는 사태에 이르기도 했었으니 머리를 개운하게 하고 싶은 사람보다는 만화를 조금 진지하게 읽어볼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이빈의 초창기작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단편집이므로 이빈 매니아와 이빈의 만화 일대기를 알 수 싶은 사람들에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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