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서점 또는 헌책방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특히나 일반 서점보다는 헌책방에 대한 로망이 컸는데 어릴적부터 청계천등의 헌책방을 다니며 큰 욕심이 없이 이렇게 책을 다룰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한 꿈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손님이 없는 날이면 골목서점 사장님처럼 조용히 낡은 책을 보수하는 일을 하기도하고 굳이 사지 않는 손님이라도 저 사람은 어떤 책을 좋아하려나 상상도 해보면서 그렇게 책과 가까이 살고 싶다는 마음은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 치여서 정작 헌책방에 다녀온게 언제인가 싶지만 말이다.
책의 저자는 스물 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시작했다. 회사를 다니며 헌책방을 시작할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으로 헌책방을 차렸지만 지금까지 그럭저럭 잘 유지해보고 있는걸 보면 부럽기도하고 현재에 얽매여있는 내가 안타깝기도하다. 역시나 무언가를 이루는 사람은 생각에 그치지 않고 일단 한번 실천해보는 그런 사람이구나싶다.
이 책이 끌린 것은 헌책방이라는 제목도 한몫했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란 부제 때문이다. (물론 책표지 역시 너무 훌륭하다. 아기자기하고 따뜻해서 저절로 눈길을 끈달까.) 돈을 벌기 위해서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며 꾸역꾸역 살아내는 지금 내게도 그렇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는걸까?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주진 않지만 적어도 나중에- 미래에- 라고 미루는 것보다는 한번쯤 질러보는 용기도 필요한게 아닌가하는 지혜를 들려주었다. 물론 저자가 헌책방을 시작하기 전부터 헌책방을 자주 다니고 책을 아주 좋아했던 사람이고 헌책방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되지 않을때에는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의 성실함도 가지고 있고 작은 공간을 그냥 두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도 엉뚱한 실천력까지 갖춘 사람이기에 가능했겠지만 나에게도 그런 능력이 없으란 법은 없지 않을까. 그렇다고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나도 헌책방을 차릴 용기는 아직 없으니 그런 무모함을 본받아 다른 일을 저질러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