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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치자 가나다 ㅣ 비룡소 아기 그림책 54
박정선 기획.구성, 백은희 그림 / 비룡소 / 2007년 10월
평점 :
한마디로 이렇게 평가하고 싶어요.
기획과 유행의 절묘한 만남!
요사이 ****ㄱㄴㄷ 시리즈가 유행이잖아요.
사실 저는 <소리치자 가나다>를 먼저 보고 다른 책들을 찾아보는 중이라
이 책이 후발주자라는 사실은 뒤늦게 알았네요.
비록 유행에 살짝 편승해 기획된 책이라도 분명 이 책은 잘 만든 책 같아요.
몇 권 살펴본 바로는 ㄱㄴㄷ 시리즈들은 명사 중심으로 단어를 익히도록 하는데
<소리치자 가나다>는 동사로 푸는 게 참신하고 또 아이한테 효과도 만점이에요.
예를 들면 '가'는 아이가 변기에 앉아 응가를 하고 있는데 자꾸 강아지가 귀찮게 하는 거예요.
아이는 (저리) 가! 라고 소리치죠.
아빠, 언니, 동생, 테디 베어가 한 침대에서 '자'고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미끄럼틀과 놀이기구를 '타'고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모래를 '파'는 형태의 낱말 설명이 좋고요
그에 맞춰 '가나다'의 타이포그라피를 적절하게 보여준 것도 눈에 띄어요.
서술어로 표현했다고 했는데 물론 아닌 것도 있어요.
'아'는 치과 선생님 앞에서 입을 벌릴 때 내는 소리를,
'다'는 장난감을 모두 가지려는 언니의 욕심을,
'카'는 등산 후에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음료수를 먹고 내는 소리를
'마'는 엄마의 '마'로, '바'는 어부바의 '바'로 설명했네요.
근데 특정 단어가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는 상황과 단어들을 떠올려
예로 든 게 너무너무 효과적이고요
우리 아이한테 설명하기도 참 좋아요.
또 각종 상황들을 가족생활에 비추어 표현한 것도
아이들한테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좋은 거 같아요.
동생한테 모든 장난감을 다 갖겠다고 해선 안된다,
치카치카를 잘 안하면 이에 벌레가 생겨서 치과에 가야하고
그러면 입을 크게 벌리고 무시무시한 소리가 나는 기계로 치료해야 한다고 얘길하면
우리 아이는 질색팔색을 하죠. ㅋㅋ 아이의 표정도 얼마나 재밌는데요 ^^
유아동 책을 읽어주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읽어주는 사람의 영역이 참 크다는 생각을 해요.
어떤 부연설명을 붙여서 어떤 톤으로 읽어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관심과 흥미가 달라지니까요.
어쨌든 <소리치자 가나다>는 ㄱㄴㄷ 시리즈의 유행에 편승한 기획이었더라도
애들한테 넘넘 유익한 책인 거 같아요.
특히나 이제 막 문장으로 말 하는 데 재미들인 27개월 우리 딸한테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