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패션이라도 아이의 개성 존중해주기~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 ㅣ 베틀북 그림책 69
마거릿 초도스-어빈 글 그림, 민유리 옮김 / 베틀북 / 2005년 2월

특히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공감할 만한 책이다.

엄마, 아빠, 언니, 각자의 취향에 따라 어린 소녀에게 입힐 옷을 제시해보지만

고집쟁이 소녀에게 번번이 퇴짜맞게 된다.

물방울 무늬 바지와 알록달록 꽃무늬 원피스, 줄무늬 스타킹, 빨간 모자를 쓰겠다는 이유로...

처음엔 소리만 지르지만 점점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행동이 과격해지는 아이.

그리고 마침내 차려입은 패션은 완전히 집시여인^^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어른들의 입장이라는 것이 몰개성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싶다.

패션감각은 그닥 좋지 않은 데다 자신의 패션이 튀길 원치 않는 나같은 사람은

특히나 트렌트가 민감한 우리나라에 살면서

당시 입어서 이상하지 않거나 (유행하는 이라고 말하기엔 유행에 둔감한지라) 

둥실한 체형을 커버할 수 이는 옷을 선호하는데

이건 취향이나 개성과는 전혀 무관할 때가 대부분이다.

주위의 눈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한테 책잡히고 싶지 않은 탓이 매우 큰 선택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아직 다른 사람의 이목보다는 자기 세계가 전부인 어린 소녀는

남들의 눈을 의식하고 자기만의 스타일과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옷을 차려입는다.

개성이 별 건가. 이게 바로 개성이지. 그리고 소위 패션의 나라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이런 식으로 제멋대로 패션, 그래서 눈길을 끌고 가끔은 당황스럽지만

특별한 감각에 감탄하기도 하는 옷차림이 가능한 것 같다.

코트를 입겠다 부츠를 신겨달라 한껏 주문이 많아진 딸아이의 의사를 존종하고

제가 원하는 대로 멋을 부려보도록 두어봐야지, 라는 생각을 들게 한 책.

그것이야말로 우리 아이를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아이로 기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란 결론 ^^

사족.

다양한 옷과 마침내 자신의 뜻대로 패션 피플이 된 어린 소녀의 무용담을 책인 만큼

색감이 중요한데... 사실 좀 많이 아쉽다.

편집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시공주니어나 비룡소에서 이 책을 만들었다면

좀더 색감이 돋보이게 만들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