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숲노래 > [시로 읽는 책 261] 숲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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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기퍼도 오지 않었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깜한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도라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숯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었다 한다.
스믈세 햇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찰란히 티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우에 언친 시의 이슬에는
멫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껴 있어
볓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
병든 숫개만양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전문)

유준e글님의 스토리를 확인해보세요. https://story.kakao.com/yoolimax/kB1ioC8bJ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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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유준 파도가 안일면  바다가 아니듯 천둥번개 안치면  사는 세상 아니지 삶에  파도...
http://plain.kakao.com/epoem/373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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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유준

파도가 안일면 
바다가 아니듯

천둥번개 안치면 
사는 세상 아니지

삶에 
파도가 안일면
천둥번개 안치면

마음이 썩는다
사람이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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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같은 건 죽어도 싸`  - 유 준 -


詩는 삶이며 감동이라는데

유식치 못한 나는 같은 詩를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어 머리 동여매고 곰삭혀야

감동이라는 詩맛을 만날 수 있나


어찌 詩人님은 독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혼자만의 난해한 詩를 생산하시어

詩 애독자들이  詩를 떠나게 만드는가?


詩人 아줌씨들 알량한 마음대로라지만

독자는 무지몽매 無知蒙昧하니 괜찮다

너네들 읽을 테면 읽고 말 테면 마라 버려

詩人님들 넋이 이만큼이나 꼴량하시다면


아니 올시다 그건 아니 올시다

영화 `詩`에서 어느 누가 술김에 

`詩 같은 건 죽어도 싸` 그랬다지

詩는 죽었다네

詩는 죽고  詩人은 곡하지 않네


詩를 떠나는 독자들 휙휙휙 등 돌리는

저저저 차디찬 등바람소리

저저저 詩人들 비아양 휘파람 소리

요란하다 아주 아주 요란하다


이 기막힌 독자들 등바람 된소리 

난해한  詩人들 열린 귀 속에서

詩야 잘 살거라 

영원토록 잘 살거라


* `詩 같은 건 죽어도 싸` 시가 내게로 왔다 3 (김용택 엮음)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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