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댁 마님은 쇠돌 아범하고 불렀다
쇠돌 아범은 마님 도련님 하며
평생 네네를 입에 달고 살았다
큰댁 마님 시집 오기 전 머슴이었단다
그래도 서울로 유학가서 공부한 동네 아이는
쇠돌 아범 막내 아들 수근이 뿐이었다
큰댁 큰형도 쇠돌 아범이라 불렀다
큰댁 큰형은 어느 날 마을 한 가운데
동네 지키던 천살 되는 느티나무 베어
목재 만들어 팔았단다
얼마 후 자기도 저승 따라 갔다더라
큰댁 막내 딸 혜원이는 날 무척 따랐다
느티나무 가지 사이로 보름달 깃들면
달덩이처럼 오빠 오빠 하며 날 보러 왔다
사랑을 알듯 말듯 둘이는 무척이나 그냥 마냥 좋아했다
시집 장가 안되는 동성동본 8촌 사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