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댁 마님은 쇠돌 아범하고 불렀다

쇠돌 아범은 마님 도련님 하며 

평생 네네를 입에 달고 살았다

큰댁 마님 시집 오기 전 머슴이었단다


그래도 서울로 유학가서 공부한 동네 아이는 

쇠돌 아범 막내 아들 수근이 뿐이었다


큰댁 큰형도 쇠돌 아범이라 불렀다

큰댁 큰형은 어느 날 마을 한 가운데 

동네 지키던 천살 되는 느티나무 베어 

목재 만들어 팔았단다

얼마 후 자기도 저승 따라 갔다더라


큰댁 막내 딸 혜원이는 날 무척 따랐다

느티나무 가지 사이로 보름달 깃들면 

달덩이처럼 오빠 오빠 하며 날 보러 왔다

사랑을 알듯 말듯 둘이는 무척이나 그냥 마냥 좋아했다

시집 장가 안되는 동성동본 8촌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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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4-02 18:42   좋아요 0 | URL
이 시는 백석의 시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과거를 회상하는 느낌의 시를 좋아합니다.

詩21 2015-04-02 20:08   좋아요 0 | URL
아유 읽어 주시고 댓글도 남겨 주시고.......가끔 고향 생각이 납니다. 여기는 뉴욕 지금은 아침 7시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