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같은 건 죽어도 싸` - 유 준 -
詩는 삶이며 감동이라는데
유식치 못한 나는 같은 詩를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어 머리 동여매고 곰삭혀야
감동이라는 詩맛을 만날 수 있나
어찌 詩人님은 독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혼자만의 난해한 詩를 생산하시어
詩 애독자들이 詩를 떠나게 만드는가?
詩人 아줌씨들 알량한 마음대로라지만
독자는 무지몽매 無知蒙昧하니 괜찮다
너네들 읽을 테면 읽고 말 테면 마라 버려
詩人님들 넋이 이만큼이나 꼴량하시다면
아니 올시다 그건 아니 올시다
영화 `詩`에서 어느 누가 술김에
`詩 같은 건 죽어도 싸` 그랬다지
詩는 죽었다네
詩는 죽고 詩人은 곡하지 않네
詩를 떠나는 독자들 휙휙휙 등 돌리는
저저저 차디찬 등바람소리
저저저 詩人들 비아양 휘파람 소리
요란하다 아주 아주 요란하다
이 기막힌 독자들 등바람 된소리
난해한 詩人들 열린 귀 속에서
詩야 잘 살거라
영원토록 잘 살거라
* `詩 같은 건 죽어도 싸` 시가 내게로 왔다 3 (김용택 엮음)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