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는 죽었다 101


풍문에 詩는 죽었다는데
詩人들 哭소리는 들리지 않네
과연 소문대로 詩는 죽었는가?


詩는 가뭄에 홍수 나듯
마구 쏟아져 나오는데
어찌, 詩人들은
`詩는 죽었다` 하는가?

가뭄에 詩魂이
메말라 죽었다?
아니, 洪水에 휩쓸려
흙탕물 돼 버렸는가?


#유준 #글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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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꼬대 
 
옛날 팔공국이란 나라에서 새 임금을 뽑았는데 
그 애비는 죽을 때까지 왕 노릇을 해먹으려는 자였다. 
백성은 섬기지 않고 주색잡기 노름과 배때기에 기름기만 채우다가 제 손으로 임명한 암행어사에게 칼을 맞고 죽었다.  
 
 
새 임금은 전임 홍어임금과 바보임금 둘이서 만들어 놓은 선거 제도에 의해 백성들이 투표로 뽑았는데 선거운동 당시 훅 가는 공약들을 많이 발표해 몰표를 몰아주었더라. 그런데 임금이 되고 나서 채 일 년도 되기 전에 모든 공약은 헌신짝처럼 벗어 던져버리고 제 애비를 닮아가는 모습에 온 백성들이 몸서리를 쳤겠다.  
 
 
한데 이번 임금이 되기까지 일등 공신은 다름 아닌 포졸들과 
나라의 녹을 받아먹던 몇몇 장수들이 밤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상대방 후보를 깎아내리고 지금의 임금을 추어올리는 방을 몰래몰래 붙이고 다닌 덕이라.  
 
 
한수 이남의 알 만한 백성들은 군대를 일으켜 반란으로 임금이 된 
애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지는 모르겠지만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 법 이런 낌새를 눈치챈 광대 무리가 있었으니 이 모든 걸 까발리고 다녔더라. 궁지에 몰린 임금이 포도대장한테 사건을 조사하는 시늉만 하라 시켰으나 여주에서 올라온 나졸이 모든 걸 까발리니 깜짝 놀란 임금이 나졸의 아랫도리 이야기를 들춰내며 고향으로 내쫓더라. 제 애비는 다른 건 몰라도 사내의 아랫도리 이야기는 말하지 않는 임금이었으나 지금의 임금은 못된 짓만 배워서 백성들을 미궁 속으로만 몰아넣더라 이쯤 되니 포졸들은 자기네 식구들을 서로 잡아먹고 알아서 설설 기더라.  
 
 
임금은 왕위에 오르자마자 곤룡포를 차려입고 이웃 나라로 나들이만 다니더라. 이에 백성들은 돌보지 않고 패션쇼만 다닌다고 민심이 흉흉하자 유언비어를 단속하라! 제 나라도 아닌 다른 나라에서 파발만 띄우더라. 이제는 남과 북, 동과 서가 아니라 나와 네가 완전 갈라섰더라. 자, 이제 판은 벌어졌다.  
 
얼쑤!  
 
 
  -황인산 詩集  <붉은 첫눈>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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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이여 詩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온 세상이 권력의 專橫에 눌려
핍박받을지라도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라 

시인 선서(김종해) - 일부

책속의한줄 http://me2.do/xy8LQ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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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이여 
詩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시인 선서(김종해) -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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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이여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詩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詩人이 詩를 쓰고
詩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 詩이며
거짓말 詩가 아니냐 

시인 선서(김종해) -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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