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오르는 고목이 될 망정 썩지 않겠다

덤으로 사는 삶이라 사람 가슴 울리는 글을 쓰려

이리 저리 詩 쫒다가 시인 쫒다가 시집 동네 돌다가

허공 치는 바람처럼 길 잃은 나그네 되었네 하다


야 어디 있느냐? 

외치다


만해네 고은이네 정지용 동네 이리 저리 헤메다 

그럼 나도 써 보자 하고 당차게 마음 가다듬어

배타고 남해  느림보 마을 청산도를 갔었지

짚신 신고 삿갓 쓰고 새끼 꼬는 어르신네들 보고 

뭔가 얻었구나 얼씨구 좋다 뿌듯하여 돌아오다


걸작품이라는 청계천도 한번 걷자하여 따라가다

거만한 고층 빌딩 그늘이 마주 내 시야를 막는데

담벼락 한 구석 담쟁이 혼[]에게 내 눈이 꽂혔서

천개의 잎들이 어깨동무하고 담을 넘고 있더군


알고 보니 도씨 동네 주인장이 주인이야

얼씨구 좋다 얼씨구 좋다 감탄사 연발 하며

이 벽에  비록 혼자일 망정 내 도 올려보자 

시인 되겠다 마음 정한 날

담벼락 한 구석 담쟁이 혼[魂]에게 내 눈이 꽂혔서
천개의 잎들이 어깨동무하고 담을 넘고 있더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