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껴안고

열병을 앓았습니다.
온 몸 깊숙히
아픔이 박혔습니다

길가의 차돌맹이
클로버 잡초
하루살이 개똥벌래까지
영영 되찾을 수 없는
서글픔을 보았습니다

길 지나던 행인들이 
쌓아올린
언덕위 서낭당 돌더미가
와르르
무너져 버렸습니다


다만 시장에서 만난
참외와 포도 호박이
나를 반기고
바람과 그림자가
귓속말로 속삭였습니다
'고층 아파트가
네 고향을 삼켜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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