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겨울 아침에
차가운 창밖을 내다 보는데
나무에 걸린 혼[魂]이란 실체를 보았네
초록 빨강 노랑 잎이 눈꽃을 이고
나무 가지에 색색이 싱싱 걸렸네
추위 무섬 타는
딱정벌래/무당벌래 혼[魂]은
어디 숨었나 모를 일
벌거벗은 자작나무/사시나무 좋다
온 몸으로 휘감아 올라 갈 줄만 아는
줄기가 몸이고 몸이 줄기인 담쟁이도
뿌리가 있어 한 혼[魂]이로다
한 생명이로다
어찌
받은 혼[魂]이 없고서야
생기들이 이리 싱싱하다더냐
빛 없이 물 없이 바람 없이
자라는 이생 것 보았더냐
빛/물/바람/사이 사이에
혼[魂]이 같이 있었구나
생기가 함께 사는 구나
창조주 여기 계시구나
하얀 겨울에
눈꽃 만발한 이 아침에내 혼이 밖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