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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20대에게 처음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해 본다.
한국의 알바시장에 대해서 많이 알았고 타국의 상황과 비교를 통한 우리 20대의 어려움도 알았다. 세대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 보는 책이다. 기존에도 이런 내용의 책이 있었는데 몰라서 못본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처음으로 후배 세대에 대한 책을 보게 됐다.
우리 팀에는 20대의 비정규직원이 많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의 내용이 와 닿는다. 내가 입사할 때는 IMF직전이었다. 호시절의 막차를 탔다. 일찍 태어나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그 때문에 미안하기도 하다(말로만). 말로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음에 스스로 자괴감을 갖는다. 왜 이렇게 됐나하는 분석은 벌써 많이 있다. 그런데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선 거꾸로 가고 있다. 더욱 더 심한 경쟁을 통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소위 신자유주의라는 미명하에 더욱 더 경쟁의 강도는 세지고 있다. 이런 경향이 비록 세계적이라고 할 지라도 한국에선 그 강도가 타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저자는 이런 분석을 경제학적으로 많이 시도해 보기도 하고 한국에는 맞지 않아 골아프다는 얘기도 하곤 한다. 그런데 그 해결책은 비경제학적이라 생각된다. 사회적 대타협이라든지, 우리의 의식이 좀 더 깨길 바란다든지. 그런 것을 바랄 수밖에 없음을 저자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할 것 같다. 경제학자로서 좀 더 명확한 경제학적 이론으로 해소시켜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깐. 하지만 지금 이 정도의 소개만으로도 충분한 소임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거 말고는 마땅히 할 얘기가 없어 보인다. 이미 많은 방안들이 외국에선 실시되고 있음에도 그 어떤 방안도 고려해 보질 않는 상황에서 무엇을 더 해 볼 수가 있을까.
제목처럼 미안하긴 한데 그 해결을 위하여 뭘 해야 할지 막막하다. 저자는 이런 책을 쓰는 과정이 나름대로의 미안함에 대한 갚음이라 하는 데 독자인 나는 읽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인지.
오늘은 점심시간에 밥을 사주면서 20대 비정규직 1명, 알바생1명과 함께 이 책에 대해 얘기했다. 상당부분 동감을 했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내가 당신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하니 무척 어색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얘기다. 더 이상 희망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 것이 그들을 위함이리라.
짱돌은 커녕 짱모래도 들 힘이 없는 우리의 20대를 위하여 뭐든 좀 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