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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ㅣ 비타 악티바 : 개념사 20
홍기빈 지음 / 책세상 / 2010년 8월
평점 :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세상에 살고 있다. "시장경제 세상"에 산다는 말은 잘 하지도 듣지도 못 했다. 시장경제라는 말이 더 많이 씌였으면 하는 분들 입장에선 속상할 것 같다. 그런데 왜 자본주의란 말을 더 많이 사용할까? 그건 아마도 시장경제는 지금 세상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두루뭉술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건 꼭 책을 보고 연구를 해야 아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그렇다.
일반적으로 자본주의라고 말은 기분 더러울 때 쓰인다. 돈없으면 집에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라는 가사가 있듯이. 정말 돈 하나로 나의 모은 것을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내뱉는 말로 "자본주의"라는 말을 많이 쓴다. 자본주의란 말은 우리가 사는 세상인데 그 세상을 지칭하는 말이 이미 욕이다. 욕으로 범벅이 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정말 정확한 자본주의는 뭘까? 이걸 대개는 고민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정확하게 알려주지도 않는다. 게다가 알려고 하면 주위에서 말리거나 윽박을 지르고 불편해 한다. 왜 그럴까? 왜 난 내가 사는 세상을 알려고 하면 주변에서 말리거나 압력을 이렇게 넣을까? 자기들도 정확하게 잘 모르면서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들도 알고 있다 몸으로...그건 곧 지배관계라는 사실을 몸으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걸 들어내느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 지배자도 그렇고 피지배자도 그렇고. 왜냐면 그래도 얼굴을 같이 보면서 사는 사람지간인데 그걸 꺼내놓고 말하기는 서로가 싫은 것이다. 지배하는 사람입장에서야 뭐 그럴 수 있는데 피지배자는 대체 왜 그런가?
그건 생산이런 차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이고, 임금(화폐) 차원에서 깎이고, 인사(권력) 차원에서 불리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생산, 화폐, 권력이란 차원에서 자본주의를 해부하고 있다. 얇은 책으로 3가지 키워드를 갖고 자본주의를 몽땅 다 설명하기에는 어렵다. 그게 이 책의 한계지만 장점일 수 있다. 왜냐면 그걸 자세히 설명한다면 아마 잘 안 볼테니깐. 그래서 이렇게 입문할 수 있는 구실을 하는 책이 필요하다. 모자란 상태로 설명해 주면 오히려 더 궁금해져서 알아서 책을 찾아 읽게 되는 효과가 분명 있다.
요샌 TRIZ관련 책을 좀 보다보니 이 책과 연관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서 잠깐 얘기해 보고 싶다. 기술진화의 법칙을 보면 저자의 설명의 순서와 매우 비슷한 것을 본다.
(생산→화폐→권력) 이 흐름은 거시에서 미시수준으로의 전이를 보는 것 같다. 어떤 물(物)의 상태에서 장(場)으로 이동함을 보여준다. 기술진화는 이렇게 진행이 되는 데 자본주의도 이런 형태로 변신을 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이제는 여기서 더 나가서 우리의 사상을 지배하려고 한다. 생각자체를 지배하려고 하는 것으로 봐야겠다. 어쩌면 생각 자체를 못 하게 하려고 하는 지도 모르겠다. MB만 봐도 교육에 대해 많은 애착을 갖고 있지 않은가? 사립대학 재단도 그럴 것이고. 영원한 지배를 위한 피지배자들의 영원한 재생산, 이것이 지배계급의 영원한 바램일 것이다. 그래서 우린 자본주의를 알아야 한다. 만국의 만인이여 학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