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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류학을 생각한다
리처드 R. 윌크 & 리사 C. 클리젯 지음, 홍성흡.정문영 옮김 / 일조각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이란 책의 영향과 홍기빈 선생님의 여러 번역서들을 보면서, 기존 정치경제학적 개념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단 생각이 들어서, 이 책도 샀고 읽어 보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리 강한 욕구는 없었던 것 같은데, 이왕 본 것 좀 더 기본개념을 더 알아 보자는 차원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개설서다 보니 다루는 폭이 상당히 넓다. 그래도 읽으면서 그냥 겉만 훑는 듯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경제학이 대세라서 경제가 사회를 집어삼킨 것은 아닐 것이다. 경제에 모두의 관심이 쏠리다 보니 경제학이 사회과학의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마치 경제학이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도 같이 커 나갔고, 지금은 정말 그런 줄 알게 됐다. 내가 속한 곳이 자본주의 사회다 보니 그런 믿음에 나 또한 감염이 많이 된 것 같다. 지금은 합리화, 계량화, 극대화, 개인화 등 이런 키워드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대상이다. 이런 키워드로 결국 도달하려는 것은? 역시 돈이다. 아주 간단해서 이해하긴 좋다. 문제는 이게 지금은 그런데,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다. 그리고 과거에도 그랬냐는 것이다.
대답은 우리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렇지 않음을. 전통사회의 잔재들(좋은 것, 나쁜 것 다 있다)을 보면 돈이란 것은 사실 그렇게 큰 비중이 있진 않았던 것 같다. 비중이 있었는 지는 몰라도 그게 지금처럼 아주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스물스물 밖으로 나오더니 다른 기준들을 몽땅 먹어버렸다. 이게 현재다.
그러면 앞으로는? 지금과 같은 것이 영원할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것이 영원한 것이라는 것을 믿게끔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근거는 없다. 지금 좋으니깐 과거에는 억눌려 있던 것이 현재 꽃을 피운 것이고, 앞으로는 계속 피어있을 것이란 그냥 믿음이라고 보여진다. 종교에 가까워졌다.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막고 있단 생각이 든다.
미래는 지금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될 것이다. 지금 기준으로는 과거 인류의 사회를 설명 못 하듯이..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가치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게 뭘까? 난 개인적으론 자연에서도 답을 구해 보고 싶다. 지금처럼 지구의 자원을 극대화와 합리화 차원에서 파 먹다보면 저절로 우리의 다음 세상은 어때야 하는 지가 나올 것 같다.
석유가 고갈되기 전이라도, 그것이 준다는 생각만으로도 공포는 우리의 행동에 제약을 줄 것 같다. 간단히 그냥 석유가 없다고 가정해 보자, 석유없는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일 수 있을까? 석유만 없어도 그 대답에 예라고 말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때는 지금 지식이라고 생각되는 것의 대부분은 필요없어질 것이다. 지금 짚신 만드는 것을 몰라도 잘 살 듯이.. 그때 필요한 학문은 경제학보다 인류학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사회를 보는 눈을 갖는 것이 경제를 공부하는 데도 더 많은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미래에 우리가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같다. 이 책을 통해 그런 생각을 더 많이 갖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