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날들을 위한 철학 -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줄 의미 찾기의 기술
프랑크 마르텔라 지음, 황성원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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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생의 의미는 잊어라!



인생의 의미란 무엇인가 대한 질문에 저자는 고대철학부터 현대 심리학자의 자기결정이론에 이르는 지식을 아우르면서 흥미로운 탐구를 이어간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답이 필요한 질문을 품고 있지만, 이 질문은 현대사회에선 농담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답을 구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p.107



사실 인간 존재에 신을 대입한다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과학적 세계관과 낭만주의가 만나면서 광활한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인 우리가 현존한다는 것은 뭔가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부추김을 받게 된다.



"우주는 이제 마법에서 깨어났을지 몰라도 인간은 여전히 의미를 열망한다. 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다행히도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은 '인생의 의미'와 '인생 안에서의 의미'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p.119



"인생은 무엇보다 당신의 경험이지 당신이 심판자처럼 관찰하는 무언가가 아니다. 그러므로 인생 최고의 문제는 심판자처럼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그것이 의미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경험할 수 있느냐이다." p.120



추상적인 의미의 찾기보다 내 경험에서 발견할 수 있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순간들을 떠올려보자.

프로젝트를 끝내고 내 실력이 업그레이드되었음을 느낄 때, 누군가를 도왔을 때, 가족이나 지인들과 식사를 하며 웃고 즐길 때, 두꺼운 벽돌책을 격파했을 때 등 찰나일 수 있는 순간에도 우리는 의미가 담긴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내 인생의 의미를 찾으며 공허해 하기 보다 내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삶의 유의미한 경험들을 통해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나간다면, 삶의 여행이 끝나는 그 순간 가치 있는 인생을 풀충전하고 행복하게 떠날 수 있지 않을까.



곱씹어보게 하는 문장들이 많아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지만 읽으면서 성찰의 시간이 되었고, 이 시간 또한 내 인생의 소중한 의미로 남겨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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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도넛 - 존경과 혐오의 공권력 미국경찰을 말하다
최성규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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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서장의 미국 경찰 종합보고서



영화에서 보면 미국 경찰들이 범죄자와 마주쳤을 땐 신속하게 총을 꺼내 들고, 무자비하게 제압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그리고 황량한 길의 중간쯤 되는 주유소의 허름하고 기름에 찌든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이웃 주민과 친근한 대화를 나눈다.

이 영화의 한 컷에 미국 경찰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직 경찰서장인 저자는 30년간 경찰조직에 몸담으며 칠레 경찰간부대에서 수학했고, 미시간대 로스쿨에서 법학석사를 취득했다. 또 시카고 총영사관 경찰영사로 임명되며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미국 경찰에 대한 다양한 현장경험과 자료 조사를 통해 이 책을 썼다.



우리나라는 경찰청을 중심으로 나라 전체의 경찰이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이지만, 땅이 넓은 미국은 주마다 각자의 헌법과 군대를 보유한 연방국가답게 각기 다른 자치경찰 조직이 무려 1만 8,000여 개가 된다.


주방위군 느낌의 경찰들이라 월급도 각 주마다 다르고, 만약 다른 주로 이사를 가야 한다면 이곳은 사표를 내고 다른 주에 다시 입사원서(!)를 내야 한다.


순찰차로 출퇴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순찰차를 주는 경찰서를 더 선호하고, 경찰이 아파트에 살게 될 경우 아파트의 치안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파트의 잦은 일들을 돌봐주고 주차장에 순찰차를 세우는 조건으로 경찰디스카운트(!)를 해준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또 식당들도 경찰들이 자주 왔다 갔다 하면 보안에 유리하기 때문에 경찰에게만 커피와 도넛을 무료로 지급하기도 하고, 건물 1층에 경찰 휴게실을 만들어 경찰들이 발길이 잦아질 경우 보안이 개선된다는 이점을 이용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을 조성한다.



2021년에는 우리나라도 경찰법 개정으로 자치경찰제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중앙집권이던 경찰조직에는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미국 경찰은 75%가 10인 이하 소규모 경찰서이고 이들은 지역공동체와의 연대감을 통해 치안을 유지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자치경찰제를 시행한다면 지역과 어떤 활동을 이어갈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 책은 아무래도 일반인들보다는 경찰과 관련된 사람들이 읽게 될 확률이 높지만, 내가 사는 사회와 관련된 일인 만큼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길... 생각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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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매기 앤드루스.재니스 로마스 지음, 홍승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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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시선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들여다본다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는 여성의 역사를 오래도록 연구해 온 두 명의 영국 여성학자가 세심하게 골라낸 여성사의 100지 상징들을 8가지 분야로 나눠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거나, 여성에 의해 만들어졌거나, 오늘날까지도 여성을 억압하고 있는 물건들을 중심으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발달해온 과정을 기록한다.


전 세계적인 역사를 보면 여성은 언제나 2등 시민이었다.

1등에 대항할 수 없는, 1등을 길러내야 하는 2등.

여성에게 주어진 짐들은 너무 많았고, 대항하려는 여성들을 끊임없이 억압한다. 반면 여성이 도움을 받거나 직접 그 발달에 기여한 기술들로 인해 해방을 맛보기도 하고, 살아남기 위해 불의에 억압에 대한 투지를 불사르기도 한다.


수많은 제약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이어온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과거에서 배우고 변화한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지금 우리는 여전히 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숨 쉬고 있다.


이 책은 영국 여성의 참정권 획득 100주년을 기념하여 쓰여진 만큼 단순히 페미니즘을 넘어 흥미로운 테마 역사서이자 여성사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있는 시각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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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고스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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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회 나오키상 수상작 《변두리 로켓》 세 번째 이야기



기다리고 기다렸던 변두리 로켓 3권이 나왔다. 

나는 드라마를 잘 안 보지만 본방 사수를 위해 기다리는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로 세상에 도전장을 던질까?


우주로켓을 꿈꾸던 변두리 동네 중소기업 쓰쿠다제작소의 10년 후. 

남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영세한 중소기업이지만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쓰쿠다 이하 직원들.

그 근간에는 직원들을 가족이라 생각하는 쓰쿠다 사장이 있고, 리더를 믿는 인재들이 있는 법.




"적어도 쓰쿠다는 지금까지 직원을 비용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둘도 없는 재산이다.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하는 존재다."



제조업계의 지각변동 속에서 변두리 작은 공장은 또 다른 도전에 나서지만, 그 뒤에는 커다란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다.

<고스트>라는 부제처럼 '기어 고스트'가 쓰쿠다와 맞서는 건가 싶었는데 그 뒤에 얽힌 이야기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얽히고 섥히는 가운데 이번 이야기 또한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케이도 준' 작가님 정말 리스펙!)


나는 기다리는 걸 싫어해서 드라마도 끝이 나야 보기 시작하고 책도 완결돼야 읽는 편인데, 이렇게 매달 나를 기다리게 하는 변두리 로켓!!!

조용히 기다리겠습니다^^



"상장기업이라면 늘 높은 성장을 추구하겠지만, 저희는 다르니까요. 이득을 위해 도의를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사람의 도리에 맞는 길을 간다... 이렇게 고지식한 회사가 하나쯤 있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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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지식문화사 - 세상 모든 지식의 자리, 6000년의 시간을 걷다
윤희윤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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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지식은 각자의 자리가 있다



무려 6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도서관으로부터 여정을 떠나보자.


세계사의 큰 흐름 속에서 저자는 도서관의 탄생에서부터 세월을 흐르며 겪는 변화, 서양과 이슬람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역사까지 아우르며 책 한 권에 도서관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여전히 종이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도서관에 촘촘히 꽂힌 책에 꽂힌 사람임을 부인할 수 없다.

도서관의 기원을 보면 역시 근대(1492년~)부터 꽃을 피우지만 기원전 4000년경 문자(그림, 상형)가 등장하면서 파피루스에 필사해 항아리에 넣어 동굴에 보관한 게 도서관의 시초다.


그 후 그리스와 로마에 거대한 도서관이 생기지만 국가의 흥망성쇠에 따라 불타기도 약탈당하기도 없어지기도 하며 도서관은 계속 이어지게 된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덕에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지식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자 그동안 특권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책이 대중화 되고 지적 혁명을 불러온다.


마지막 부분에는 '도서관의 미래'에 대한 부분이 있는데 독서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줄면서 이용률이 떨어지자 각 나라의 도서관은 생존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두깨에 살짝 겁을 먹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고 내용이 굉장히 유익했다. 읽으면서 도서관의 미래가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나는 죽을 때까지 이곳을 사랑할 것이라고 다시금 맹세해본다. (연체되기 전에 빨리 반납이나 하자 ㅋ)


"미래 공공도서관의 로고스는 책 중심의 사회적 복합문화공간이다. 책과 사람, 문화와 학습, 준비와 휴식이 공존해야 한다. 그런 도서관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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