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면 - 예의 바른 무관심의 시대, 연결이 가져다주는 확실한 이점들
조 코헤인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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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도 한때는 낯선 사람이었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낯선 사람이 말을 건다면 경계하라'며 단단히 주의를 준다. 아이의 순수함을 이용해 몹쓸 짓을 한 어른(나부랭이)들의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할 때면 혼자 길에 나서는 아이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잔소리를 늘어놓게 된다. 그런데 낯선 이에게 말을 걸어보라니!


읽으면서 '아무리 날 구슬려도 내가 저자의 말에 넘어갈 거 같아?' 했다가 나도 모르게 낯선 이에게 도움을 받았던 상황을 생각해보게 한다. 



"내가 말하는 요점은 이렇다. 옆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는 세상이 매우 다른 곳일 수 있다는 걸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좋은 시민 그리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랄 수 없다. 그들에게 낯선 사람이 반드시 우리에게도 낯선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를 갈라놓는 사회, 인종, 이념 등의 경계를 넘어 이를 이해하는 방법은 다가가서 말을 거는 것뿐이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너도 할 수 있어!' '해보면 꽤 근사하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나에게 속삭인다. 

책을 읽는다고 행동이 바로 바뀌면 좋으련만 현실적으로 그건 좀 어렵고... 낯선 이와 대화하는 것에 대한 적대감이나 긴장은 풀어지게 되었다. 내가 먼저 대화하려고 노력하기는 어렵겠지만 타인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좀 더 친절하게 답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 같다. 그들은 누군가의 사랑하는 엄마나 아빠, 혹은 아들이나 딸일 수 있기 때문에...


"지난 15년 동안 연구자들은 낯선 이와 대화를 나누면 더 행복해지고, 삶의 터전과 더 단단하게 연결되며,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고, 남을 더 잘 믿고, 더 낙관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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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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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조국 #대서사시 #소설추천


이 땅에 살고 있으면서 그 소중함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에 살면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진다고들 한다. 그래서일까. 미국에 사는 한국계 작가 김주혜의 글이 더없이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조선이 망하면서 일제 식민지에서 대한민국이 되기까지 불과 100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 책은 이 작은 땅에서 일어난 격동의 세월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나의 조상들의 눈물겨운, 그러나 당당하게 일어서는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1917년 겨울. 

평안도 깊은 산속.

극한의 추위 속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짐승을 쫒던 사냥꾼이 호랑이의 공격으로부터 일본인 장교를 구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냥꾼, 군인, 기생, 학생, 사업가, 혁명가, 깡패 등 파란만장한 인생들이 '인연'이란 질긴 끈으로 엮이며 우리를 그려낸다. 



보잘 것 없었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며 세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지켜내는 옥희는 그녀를 사랑하는 은실, 단이, 월향, 연화와 함께여서 더욱 단단해졌고, 역설적으로 힘없는 민족이 견뎌내야 할 아픔을 너무 잘 보여줬다.


특히 3.1운동이 묘사된 부분에서 어떻게 맨손에 태극기 하나 들고 총으로 무장한 일본인과 맞설 생각을 했는지 너무 가슴이 아팠다. 


일제강점기 한국인들이 겪었던 뒤틀린 운명 속에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역동적이며 장대한 스케일이지만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읽을 만큼 문체도 아름답고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었다. 


나는 가제본으로 이 책을 먼저 만났는데 그사이 출간되었고, 이제 대박 날 일만 남았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아리랑 을 읽었던 고등학생의 나와 데자뷰했다. 내 인생에서 전환점이 되었던 소설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선택할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나는 아직 #파친코를 접하지 못했지만 그 책을 보면서 느꼈을 마음과 비슷할 것이라 짐작된다. '작은 땅의 야수들'을 널리 읽고 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세워진 나의 조국에 대해 애국심과 긍지,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


누구 한두 명의 실수로 내 나라가 휘청이는 일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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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시작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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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역설을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 책은 좀 다른 길을 간다. 이 책은 여러분에게 발판 하나만 밀어줄 작정이다. 한 단계 높은 정도의 진정한 잠재력에 닿을 수 있는, 여러분이 밟고 올라서기에 딱 맞는 높이의 단단한 발판 하나만 제공할 생각이다."



독립출판물로 시작해 전 세계 배스트셀러가 된 개리 비숍의 너무나 유명한 #시작의기술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라. 지금까지 정말 방법을 몰라서 아무것도 안 했는가."



서슴없이 팩폭을 날리는 개리 비숍의 문체는 나태했던 나에게 뜨끔함과 서늘함을 동시에 안겨준다. 



웬만한 자기계발서에도 끄떡하지 않는(!) 강심장의 게으름뱅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라.



"생각만 하다가 일상으로 돌아가 또 그 병신 같은 짓을

똑같이 하고 또 하지는 마라."




"한 발을 내딛어라. 당신 자신을 믿어라. 승리할 수 있는 당신의 능력에 자신을 온전히 던져라. 자신이 새롭고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승리할 수 있게 도전을 허락하라. 당신의 위대함을 끌어내라. 내 말을 따라하라. '나는 이기게 되어 있다.'"




#이제_니_인생_좀_그만_망쳐

#게으름_안녕

#개리비숍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진정한변화 #실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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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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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노동 #숨어서놀면걸린다



일하지 않는 ‘가짜 노동’의 시대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하는 진짜 이유 『가짜 노동: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는 우리 사회에 금기시되었던 하는 일 없이 바쁘고 무의미하게 시간만 낭비하는 일, 즉 ‘가짜 노동’에 대한 이야기다.


코로나 이후 업무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근무의 장소가 꼭 사무실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zoom 회의가 일상화되면서 꼭 대면 업무를 해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시간을 내어 사무실에 가지 않아도 클라이언트의 업무를 해결하는 데 있어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것을 통해 업무 유연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곳에서는 '가짜 노동'이 여전하고, 재택근무 또한 회사의 불안함을 가중시키는 요소일 뿐이다. 



"바쁜 척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우리 모두 같은 조건이니까요. 할 일이 없다는 거죠. 하지만 바쁘다고 말해야 합니다."



이 책에는 꽤 오래전부터 가짜 노동이 만연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역사적인 사실과 더불어 여러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노동량이 많아  봤자 그 시간에 성과와 상관없는 일, 보여주기식의 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위한 일, 단지 바빠 보이기 위한 무의미한 가짜 노동만 늘어난다는 것. 


이제는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가짜 노동에 의한 시간 낭비를 멈추고, 무의미한 업무에 소비하던 시간을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쓸 것. 가짜 노동에 갇혀있던 시간을 해방시켜 진짜 일을 할 것. 진짜 일을 해야 할 시간에는 일을 하고,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쉬거나 소중한 사람과 보내거나 자기 계발하는 등 자신이 바라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을 더 풍요롭게 보내고 가짜 노동의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맞는 말이긴 한데 누구 한두 명의 변화로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무사안일주의자들이 도처에 널렸는데 누가 총대를 메겠는가! 


실행 여부는 요원하지만 그래도 생각은 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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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듀나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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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르소설의 자존심, 독보적인 스토리텔러 듀나의 소설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가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간되었다. 


'듀나'라는 이름은 아주 잘 알지만 정작 작가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개정판을 통해 듀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얼굴 없는 작가라 베일에 싸여있는데 소설 또한 뭔가 신비하기도 했고,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는 미스터리, 판타지, 호러 등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있었고, 여우골의 경우는 '옛날옛날에'로 시작될 것만 같은 이야기가 듀나 특유의 시선으로 오싹하게 담겨있다. 



표제작인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는 배경은 외계 행성이지만 현실 문제의 모습을 장르소설로 풀어낸 점이 색다르면서도 섬뜩했다. 인간이 역시 제일 무섭다...



단편과 중편 열세 편이 담겨있는데, 나는 절대 상상해내지 못할 SF 스토리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해외 작가들보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이야기가 문화가 맞아서인가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는 SF가 딱인데, 그곳에서 더한 현실을 마주할 수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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