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신소린 지음 / 해의시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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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할머니, 70대 엄마, 40대 딸, 모녀 3대의 인생 결산 한판 수다!


5월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눈물을 쏙 빼는 책들도 좋지만 좀 유쾌하게 가보고 싶었다.

표지가 너무 귀엽지 않은가! ^^



"엄마는 할머니의 치매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종종 당신의 죽음을 비추어 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엄마의 '죽음'과 '죽어감'을 지켜보아햐 할 나를 염려했다."



이 책 저자의 엄마는 7남매의 첫째 딸.

어느 날 혼자 생활하시던 외할머니의 치매가 악화하면서 가족들의 간호가 시작됐고, 90대 치매 노모를 간병하던 70대 엄마는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40대 딸인 저자에게 탈출하듯 3박 4일간 휴가, 일명 ‘치매 간병 해방 여행’을 오게 된다.


이때부터 펼쳐지는 7남매의 좌충우돌 치매 간병 에피소드를 무용담처럼 풀어놓았는데, 여기에는 7남매라도 있지 이제는 한 두명 있는 자식들이 돌아가면서 치매 부모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리란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가 불편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생활 터전이 젊은 시절에 멈춰 있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가 평생, 어쩌면 죽을 때까지 공부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모두가 지나온 젊음이 아니라, 다가오는 늙음일 것이다."


여기 나온 에피소드 중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효도 분양 포인트제'

'효도는 바로 의무라는 것'

바로 자식의 의무가 효도인 것이지!

할머니에 대한 사랑과 시간 투자가 포인트로 쌓인 만큼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발언권도 더 주고 나중에 남은 재산을 나루 때 기준으로 삼겠다고 하시다니! 참으로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이것도 효도할 형제가 많고 가족이 서로 우애가 깊어 가능한 것이겠지 ㅎㅎ

이 책을 읽다 보면 유쾌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치매는 그저 슬프기만 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치매는 가족을 모이게 하고, 돌봄의 고마움을 알게 하고, 숨겨진 재능을 빛나게도 했다."



나도 엄마인데 나중에 내 자식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적어도 자식을 위해 희생하느라 고생만 한 슬프고 짠한 존재로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하나뿐인 내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다 갈 것이다.

내 자식들이 희생하는 부모를 보고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되지 않길 바란다.

적어도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 줄 아는 자식으로 키우기 위해 나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나도 우리 엄마의 사랑스러운 자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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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의 그대 알비 문학 시리즈 4
야마카와 마사오 외 지음, 최수민 외 옮김 / 알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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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번역되지 않은 보석 같은 근대 단편 소설들을 소개하는 '알비문학시리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작가들의 작품이라니... 괜히 설렜다.


작가 이상이 동경했고, 다자이 오사무가 영향을 받은 작가도 있고, 병이나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안타까운 분들도 계시기에 그들의 소설 하나하나가 다 소중했다.


이 책에는 책의 두께는 얇지만 9편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우리 삶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악과 선, 죽음, 욕망, 용기, 사랑 등을 소재로 경연대회에 나온 느낌처럼 각자의 개성을 강하게 뽐내고 있었다.


특히 표제작인 '상자 속의 그대'는 묘한 여인의 순수함이 묻어나지만, 그녀만의 소름 끼치는 사랑의 방식이 있다는 것!

'악마의 성전'에서는 어찌 보면 많이 본 듯한 줄거리이지만 긴장감과 몰입감이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꽃 필 적에'는 읽다가 '꺅~'하고 소리를 질러버릴 뻔한 반전이!


9편이나 되는 소설들이 각기 다른 색다른 맛을 내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고, 작품에 맞는 삽화가 들어있어 그 느낌이 잘 살았다.

그런데 단편이라 너무 짧아 ㅠㅠ

작가님들의 책을 좀 더 찾아봐야겠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은 어쩌나 ㅠㅠ


그래도 작가님은 사후에도 누군가 자신의 글을 읽고 즐거워한다면 좋아하시지 않을까?


정말 보석 같은 일본 근대 단편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치 눈앞에 소설의 장면 장면이 펼쳐지듯 독자들의 오감을 자극할 것이다."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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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땅
김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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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우리 역사를 복원한 문학 작품을 만났다. 떠도는 땅...


1937년 소련의 극동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 17만 명이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너희 조선인들에게 이주 명령이 내려졌다."



일본의 지배하에 나라 읽은 조선인들... 내 나라를 잃은 설움을 탓하기 전에 그들은 당장 먹고 살기 바빴다.

이것은 인간의 생존 본능이기에... 그들은 그렇게 중국, 러시아 등으로 떠돌 수 밖에 없었다.




"엄마, 우린 들개가 되는 건가요?"



첫 장면에 나오는 저 '들개'라는 말... 들에 떠도는 집 없는 개...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상황과 다를 바 없는... 가슴 한쪽이 아렸다.

강제 이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여자들은 씨앗을 모으기 시작한다.

어디에 가든, 씨앗이 있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믿음.

이것이 우리의 뿌리를 표현한 것이겠지...

그리고 정(情)...


좁은 열차 한 칸에 탑승한 27명의 고려인들.

도착지가 어딘지 모를 그곳으로 빛도 들어오지 않는, 먹을 것도 없는, 내 몸 하나 뉘일 곳도 없이 그렇게 이주열차에 실려 정처없이 가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책은 앞에 몇 쪽을 제외하고는 전부 이주 열차 내에서의 대화를 그리면서 화자도 불분명한 여기저기 튀어나오는 대화들이 뒤섞여있지만, 그들의 힘들었던 삶, 긴박했던 상황 등이 생생히 전해졌다.


쏟아지는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삶이 너무도 고단했구나'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앞섰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응축해 조선인도 러시아인도, 볼셰비키도 레닌주의자도, 노동자도 지주도, 일본 간첩도 독립투사도 아닌 그저 인간 존재의 존엄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주목된다.



"나쁜 생각들은 떨쳐버려라.

인생은 다람쥐 쳇바퀴 같은 거란다.

다람쥐가 죽어야 쳇바퀴가 멈추지...

그러니 절망할 것도, 기뻐할 것도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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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의 편집 - 결정적인 순간에 이기는 대화법
김범준 지음 / 홍익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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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가 바뀌면 삶이 바뀐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실천이 안되는 게 문제지...


내가 누구랑 얘기할 때 그 사람의 말투에서 답답한 점이 보인다면 상대를 지적하기 전에 내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런 식으로 트레이닝을 했지만... 성격이 욱해서... ㅋㅋㅋ


역시 알아도 바꾸는 건 쉬운 게 아니지...ㅎㅎㅎ



그래서 다시 한번 맘을 다잡아 보고자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해야 할지, 아니면 침묵을 지켜야 할지 망설이게 될 때 자기 자신을 믿고 침묵을 선택한다."



>> 내가 말하려는 것이 100가지라면 그중에 10가지만 말하라.

무작정 한꺼번에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 애쓰지 말고, 상대가 듣기를 원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그것을 강하게 전달하라.


>> 공과 사를 구분하라.

프로페셔널은 자신의 삶을 장악할 줄 알고, 자기 방식대로 디자인할 줄 알아야 한다.


>>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하는 말투, 주어진 이슈에 매달리지 않고 적절한 순간에 상황을 전환시킬 줄 아는 말투, 이런 말투가 모여 세상을 뚫고 나가는 무기가 된다.



>> 말하기 전에 먼저 써라.

메모하고, 일기를 쓰고, 독서하는 습관을 갖자.

내가 읽고 공부한 것들을 자기반성의 관점에서 두루 살핀 후에, 그것의 개선 방향을 조금씩 쓰는 것이면 충분하다.



우리가 말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 하는 것인데, 자칫 남들에게 내 말이 소통이 아닌 고통이 된다면 어떨까...


가장 쉽고 편한 것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그리고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했을 경우 변명을 주저리 늘어놓는 것보다는 차라리 시원하게 잘못을 시인하는 게 가장 낫다는 것. (물론 너무 빈번하면 안 되지만...)


"주절주절 말하는 것이 모이면 주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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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와 알제리
서정완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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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도, 페스트도 있어도 아직 읽지 못한 나의 게으름...

그러나 카뮈의 예술가 같은 눈빛과 묘한 매력을 지닌 얼굴은 알고 있다.ㅋㅋㅋ



『이방인』으로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알베르 카뮈는 유년 시절과 청년 시절을 알제리에서 보내면서, 작품 곳곳에 알제리에 대한 애정을 담아놓았다.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에 있는 알제리...

뭔가 멋있을 거 같은 느낌이지만 사실 카뮈는 알제리에서 지독히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정환 작가님은 알제리에서 일하면서 알제리를 사랑하게 되고, 알베르 카뮈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을 시작한다.


"다양한 인종과 직종이 뒤섞인 동네(벨쿠르) 덕분에 카뮈는 훗날 프랑스에서 만나는 작가나 다른 지성인은 물론 알제 중산층 친구들조차 공유하지 못한 삶과 매일 조우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이 책에는 이방인과 페스트의 배경이 되었던 곳도 나오는데, 페스트에 나오는 '오랑'이란 곳이 카뮈의 표현과 달라 오랑 시민들이 카뮈에게 항의했다는 구절이 재미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처가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작가를 따라 카뮈의 흔적을 쫓으면서, 내가 카뮈의 책을 좀 잘 알았더라면 작가와 같이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카뮈의 따라 알제리 곳곳을 여행하면서 사진으로 남겨두었기에, 다른 일반 여행기보다 좀 더 뜻깊고 읽는 재미가 있었다.





예전에는 여행기하면, '내가 직접 가서 보는게 낫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많은 곳을 내가 다 가보는 것도 쉽지 않고, '알제리는 내가 평생 살면서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런가 책의 사진 하나하나를 꼼꼼히 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방인이나 페스트 외에 나에게는 생소했던 '결혼·여름'이란 책의 구절이 나오는데 작가는 이 책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이방인, 페스트 외에 이 책도 꼭 읽어봐야 겠다.


"시간 되시면 『결혼·여름』을 읽어보세요.

카뮈의 진면목을 더 잘 알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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