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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ㅣ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비슷한 시기에 우리 근현대사와 관련된 두 권 읽게 되었는데 한 권은 #김숨작가 의 #떠도는땅 이었고, 한 권은 이 책이다.
먼저 전작은 러시아로 이주한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춥고 척박한 땅에 가서 고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무거웠다면, 이 책은 더운 나라인 하와이에 가서 그런가 따뜻하고 희망차다.
물론 어디든 시작은 고생이지만 고생을 안 하다 하게 되면 그것이 고생인 줄 알지. 고생인 줄도 모르고 사는데 쫓기며 살다 보면 지나간 시간은 어느덧 추억이 되더라.
일본의 지배하에 나라를 잃은 힘 없는 우리 민족.
한인 미주 이민 100년사를 다룬 책을 보던 작가는 세 여성의 사진을 발견한다.
양산과 꽃, 부채를 든 그녀들은 '사진 신부들'이었다.
1903년 사탕수수 농장에 일하러 온 우리나라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이민선에 올랐지만, 현실은 뙤약볕 아래에서 노예처럼 일해야 했던 것.
독신 남성이 대다수였기에 조국의 배우자를 찾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젊은 시절 사진을 보내거나 직업, 나이 등을 속이는 허위 광고가 만연했고, 녹록지 않은 이 나라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사진 신부가 되기로 결심한 젊은 여성들이 천여 명이었다고 한다.
버들, 홍주, 송화는 같은 동네에서 하와이로 오는 이민선을 타면서 마음이 한껏 부풀었지만 마주한 현실은 30살이나 차이 나는 쭈구렁탱이 남편이나 첫정을 잊지 못하는 유약한 남자였다.
"소풍 가서 고생 끝에 보물이 꽝이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은 인생의 꽝을 잡은 것 같았다."
하와이에 도착한 사진 신부들은 깨진 꿈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현실 앞에 주어진 삶을 살아 내야 했다.
역시 엄마라는 이름은 위대했고, 노동을 하며 가족을 일으키고, 조국의 독립까지 열정을 보탠 그녀들은 선구자이며 개척자였다.
"딴 가시나한데 마음 다 준 사나라 캐도 지는 당신하고 계속 가볼랍니다.
가다 보면 당신 맘도 돌아오는 날이 있겄지예.
당신도 노력하겄다고 어무이 앞에서 약속하이소."
마지막에 깜짝 반전도 기다리고 있어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이 책이 나오자마자 인기가 너무 많아서 '나는 거기 끼지 말아야지' 했는데 궁금해서 안 볼 수가 없었다.
역시 많은 사람이 극찬한 이유가 있었다.
마음 뭉클한 감동도 있었고, 미소가 절로 나는 즐거운 장면도 있었기에 단짠단짠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느슨한 마음을 좀 부여잡고 현재의 위치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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