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시대 생각의 시대 1
김용규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라고 불리는 철학자 김용규님의 '생각의 시대' 개정판이 나왔다.

'설득의 논리학'을 쓰신 바로 그분이었군!


예전에는 지식을 공부해야 했다면 지금은 지식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태어난다고 할 만큼 모바일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면서 특히 유튜브를 통해 세계의 다양한 지식을 배운다.

그래서 이제는 '큐레이션'을 외치는 트렌드도 나오고 있는데, 4차 산업 혁명하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고 있지만 이런 세상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바로 '생각'이다!


약간은 막연할 수 있는 이 생각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고 개척할 것이냐!

작가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방법인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로 나눠 생각을 도구화해 문화를 융성하고 번영을 이룰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수사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카이사르(시저)의 죽음을 변론하기 위한 브루투스의 짧은 연설문 안에 열거법, 대구법, 도치법, 반복법, 문답법, 설의법이라는 다양한 문예적 수사법이 모두 사용되어 죽일 놈에서 한순간에 "브루투스 만세!"를 외치게 한 대단한 설득력이 존경스럽다.

그러나 그다음 안토니우스의 연설로 인해 다시 상황은 반전되고 브루투스는 다시 반역자가 되었다.

이 내용은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한 대목이라는데 역시 이분이 제일 대단한 분이었구나!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인 발명이다."



훈련 방법으로는 시 암송이나 낭송, 추리소설 읽기나 필사,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 시각적 이미지의 수학교육 등등이 제시되었고 핵심은 역시 '독서'만 한 것이 없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데이비드 N. 슈워츠 지음, 김희봉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세기 물리학의 가장 수수께끼 같은 거인을

새로운 기록 자료와 독점 인터뷰로 만난다!



위대한 사람은 언젠가 제대로 주목받게 되어 있나 보다.

이 책은 데이비드 N. 슈워츠 박사가 아버지의 차고에서 발견한 페르미에 관해 쓴 글을 보고 흥미를 느낀 것을 시작으로 그의 전기를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20세기 물리학의 가장 흥미로운 인물인 이탈리아계 미국인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는 사후 이렇게 다시 세상과 만나게 된다.



나는 이분을 몰랐는데 이름이 낯설지가 않다고 생각했더니 물리학 분야에 그의 이름이 붙은 업적들이 많았다.

'페르미 역설', '페르미 질문법', '페르미 에너지'... 페르미가 사람 이름이었구나...


시기순으로 총 4부에 걸쳐 로마 출신의 어린 소년이 물리학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즉 페르미가 된 과정이 펼쳐진다.

‘물리학의 교황’으로 불렸지만 그는 또한 남편이었고, 아버지였고, 동료였고, 친구였다.

그리고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태어난 시대의 포로였다.


"모든 것을 아는 마지막 사람"



페르미는 이론과 실험에 모두 뛰어날 뿐만 아니라 당대의 물리학에 관한 모든 것, 천체물리학에서 지구물리학까지, 입자물리학에서 응집물질물리학까지 잘 알고 있었고, 교육자로서의 면모도 부각되면서 천재라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대단하다.

어릴 때 일화 중 아버지의 직장 동료가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교재를 빌려줬는데 두 달 뒤에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한다.

그때 그의 나이는 고작 13살이었다.




안타깝게도 천재 물리학자는 53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지만, 당시 이미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고, 자신의 죽음에 대해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핵을 만들었지만 위험성을 알고 막으려고 했다가 다시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던 얄궂은 운명을 맞이했음에도 과학자로서 자신의 소임과 사명을 다한 엔리코 패르미.

철저한 조사와 애정으로 그려낸 이 책을 통해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의 다서 - 한국 차 문화사 자료 집성
정민.유동훈 지음 / 김영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우리나라의 차는 커피다.

전 세계 유명 커피 브랜드 매장이 속속 들어서고 한 건물에 카페가 여러 개 있는 곳도 많다.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일상화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의 조상님들이자 옛 지성인들은 어떤 차 문화를 즐겼을까?


한양대 정민 교수님과 유동훈 박사님이 공동 집필한 '한국 차 문화 연구서'가 발간됐다.

책을 받고 양장본의 두께와 고급스러움에 놀라고, 책을 읽고 방대한 문헌을 망라한 것에 놀랐다.

이 책에는 차에 관한 핵심 저술 30가지가 모여있는 '다서' 연구의 완결판으로, 그동안 파편적이고 모호했던 한국 차 문화사의 구도를 명확히 정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책이 탄생하였다.



"한국 차의 정체성은 떡차에 있다.

일본인은 한국 떡차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으나, 정작 우리는 이러한 빛나는 떡차 전통과 정체성을 까맣게 잊고 오히려 일본의 다도를 수입해, 이를 통해 한국 다도에 허상을 덧씌우려 애써왔다.

차 문화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수록 정체성은 도리어 흔들리고, 논의가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만 이유다."


이 책은 차 문화사 부흥에 초석이 될 기념비적 연구로 그동안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우리의 차 문화가 올바로 정립되어 커피 못지 않게 많은 사랑을 받고 계속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차향처럼 그윽한 문향(文香)에 취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슷한 시기에 우리 근현대사와 관련된 두 권 읽게 되었는데 한 권은 #김숨작가 의 #떠도는땅 이었고, 한 권은 이 책이다.

먼저 전작은 러시아로 이주한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춥고 척박한 땅에 가서 고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무거웠다면, 이 책은 더운 나라인 하와이에 가서 그런가 따뜻하고 희망차다.

물론 어디든 시작은 고생이지만 고생을 안 하다 하게 되면 그것이 고생인 줄 알지. 고생인 줄도 모르고 사는데 쫓기며 살다 보면 지나간 시간은 어느덧 추억이 되더라.


일본의 지배하에 나라를 잃은 힘 없는 우리 민족.

한인 미주 이민 100년사를 다룬 책을 보던 작가는 세 여성의 사진을 발견한다.

양산과 꽃, 부채를 든 그녀들은 '사진 신부들'이었다.

1903년 사탕수수 농장에 일하러 온 우리나라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이민선에 올랐지만, 현실은 뙤약볕 아래에서 노예처럼 일해야 했던 것.

독신 남성이 대다수였기에 조국의 배우자를 찾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젊은 시절 사진을 보내거나 직업, 나이 등을 속이는 허위 광고가 만연했고, 녹록지 않은 이 나라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사진 신부가 되기로 결심한 젊은 여성들이 천여 명이었다고 한다.


버들, 홍주, 송화는 같은 동네에서 하와이로 오는 이민선을 타면서 마음이 한껏 부풀었지만 마주한 현실은 30살이나 차이 나는 쭈구렁탱이 남편이나 첫정을 잊지 못하는 유약한 남자였다.



"소풍 가서 고생 끝에 보물이 꽝이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은 인생의 꽝을 잡은 것 같았다."


하와이에 도착한 사진 신부들은 깨진 꿈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현실 앞에 주어진 삶을 살아 내야 했다.

역시 엄마라는 이름은 위대했고, 노동을 하며 가족을 일으키고, 조국의 독립까지 열정을 보탠 그녀들은 선구자이며 개척자였다.


"딴 가시나한데 마음 다 준 사나라 캐도 지는 당신하고 계속 가볼랍니다.

가다 보면 당신 맘도 돌아오는 날이 있겄지예.

당신도 노력하겄다고 어무이 앞에서 약속하이소."


마지막에 깜짝 반전도 기다리고 있어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이 책이 나오자마자 인기가 너무 많아서 '나는 거기 끼지 말아야지' 했는데 궁금해서 안 볼 수가 없었다.

역시 많은 사람이 극찬한 이유가 있었다.

마음 뭉클한 감동도 있었고, 미소가 절로 나는 즐거운 장면도 있었기에 단짠단짠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느슨한 마음을 좀 부여잡고 현재의 위치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알로하나의엄마들 #이금이 #창비 #청소년문학 #하와이 #한인이주 #미주이민 #근현대사 #하와이이민 #여성개척자 #인생 #감동 #단짠단짠 #소설 #장편소설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크맨 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 C.J.튜더 님을 믿고 신간을 고민 없이 읽기 시작했다.

450페이지의 두께지만 연속되는 사건 속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역시 이분은!!!


월요일 저녁 꽉 막힌 퇴근 시간. 딸을 만나러 가는 길에 더러운 고물차에 타고 있는 딸을 발견한다.

분명 딸이었는데...

집에 전화하니 친절한 경찰이 부인과 따님이 사망했다고 알려준다.

그로부터 3년 뒤, 딸의 시신을 확인한 장인어른은 게이브에게 그만하라고 하지만 그는 딸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크 웹이라고 들어본 적 있어?"


사마리아인이라 불리는 사나이의 도움으로 찾게 된 버려진 자동차.

그 안에는 신원 미상의 남성 시신과 '디 아더 피플'이라고 적힌 수첩이 발견된다.

돈은 받지 않지만 반드시 신세를 갚아야 하는 복수 조직. 그리고 그 안에 얽힌 쫓고 쫓기는 추적이 시작된다.



"인생은 공평하지가 않지.

평범한 사람들이 항상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 건 아니야.

그런데 누가 와서 그걸 바로잡아주겠다고 해.

그 사람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너와 같은 고통을 안기겠다고.

네 손은 더럽힐 필요 없어. 너는 절대 엮일 일이 없어."


누군가의 손에 내 가족이 고통받고 있는데 정작 범인은 멀쩡히 돌아다닌다?!

인간의 저 밑바닥 어두운 감정을 통해 분노가 분노를, 공포가 공포를 낳는 구조.

한 번 발을 디디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시작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그에 파생되는 위험은 예상하지 못한 채...


게이브의 가족을 죽이러 들어온 일당 중 케이티의 언니가 있었고, 케이티의 언니 프랜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죽이길 원했고, 그 원수가 죽자 그의 아버지가 나서고 꼬리에 꼬리를 문 잔혹 살인.

그 뒤에는 그들이 있었다 '디 아더 피플'


"당신 가족을 죽이고 싶어 했을 만큼 당신을 증오한 사람이 누굴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