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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데이비드 N. 슈워츠 지음, 김희봉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평점 :
20세기 물리학의 가장 수수께끼 같은 거인을
새로운 기록 자료와 독점 인터뷰로 만난다!
위대한 사람은 언젠가 제대로 주목받게 되어 있나 보다.
이 책은 데이비드 N. 슈워츠 박사가 아버지의 차고에서 발견한 페르미에 관해 쓴 글을 보고 흥미를 느낀 것을 시작으로 그의 전기를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20세기 물리학의 가장 흥미로운 인물인 이탈리아계 미국인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는 사후 이렇게 다시 세상과 만나게 된다.
나는 이분을 몰랐는데 이름이 낯설지가 않다고 생각했더니 물리학 분야에 그의 이름이 붙은 업적들이 많았다.
'페르미 역설', '페르미 질문법', '페르미 에너지'... 페르미가 사람 이름이었구나...
시기순으로 총 4부에 걸쳐 로마 출신의 어린 소년이 물리학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즉 페르미가 된 과정이 펼쳐진다.
‘물리학의 교황’으로 불렸지만 그는 또한 남편이었고, 아버지였고, 동료였고, 친구였다.
그리고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태어난 시대의 포로였다.
"모든 것을 아는 마지막 사람"
페르미는 이론과 실험에 모두 뛰어날 뿐만 아니라 당대의 물리학에 관한 모든 것, 천체물리학에서 지구물리학까지, 입자물리학에서 응집물질물리학까지 잘 알고 있었고, 교육자로서의 면모도 부각되면서 천재라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대단하다.
어릴 때 일화 중 아버지의 직장 동료가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교재를 빌려줬는데 두 달 뒤에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한다.
그때 그의 나이는 고작 13살이었다.
안타깝게도 천재 물리학자는 53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지만, 당시 이미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고, 자신의 죽음에 대해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핵을 만들었지만 위험성을 알고 막으려고 했다가 다시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던 얄궂은 운명을 맞이했음에도 과학자로서 자신의 소임과 사명을 다한 엔리코 패르미.
철저한 조사와 애정으로 그려낸 이 책을 통해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