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얼지 않게끔 새소설 8
강민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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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수상한 이 책『부디, 얼지 않게끔』은 영화매거진 『CAST』의 편집장인 강민영 작가의 첫 소설로 '변온인간'과 '연대'가 어울어진 참신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부디 얼지 않게끔 하려는 마음들로 가득한,

따스한 마음을 지닌 소설



"그때 눈치챘어야 했다. 그랬다면 좀 더 시간을 벌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내 몸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해버렸으며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그 누구도 아닌, 송희진을 통해서였다."



여행사 가이드인 '나(최인경)'은 우연히 같이하게 된 아싸 직장 동료 송희진을 통해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대리님, 그거 맞죠? 파충류나 양서류 그런 종류요. 땀도 안 나고 온도에 따라 체온도 변하는, 그거 뭐더라, 그거요, 변.온.동.물"



자신과 너무도 반대인 희진과 어느새 서로 의지하는 사이가 되어버리고 그녀는 다가올 기나긴 겨울을 준비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그간 잊고 지냈던 동료애나 연대가 다시금 떠올랐다. 

그사이 아무렇지 않게 일상처럼 흘려버렸던 뒷담화나 왕따에 대한 경각심이 담겨 있는데, 작가가 소설을 쓰는 사이 세상의 가십에 휘말려 세상을 달리한 두 여성에 관한 소식이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서로를 의지하며 웃음을 지었던 소설 속 그녀들의 미소가 왠지 쓸쓸하단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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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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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우디 프로젝트는 전편의 마지막에 슬쩍 여운을 남겼던 인공 심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켓에서 인체로.

쓰쿠다 제작소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쓰쿠다 제작소가 강적을 만났다. 

나사 출신 사장이 운영하는 사야마 제작소!

새로운 프로젝트가 사야마 제작소로 넘어가고 핵심 연구원까지 뺏기는 등 또 다른 시련이 시작된다. 


그러나 우리의 쓰쿠다. 역시 우직하게 정공법으로 나간다.

보면서 현실과 너무 비슷한 상황들이 계속 이어지고 시련의 시련이 계속돼 손에 땀이 날 지경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가 도산할지도 몰라. 하지만 잘못을 알고도 바로잡지 않는 인간은 절대로 살아남지 못해. 일시적인 눈 가리기가 통할 만큼 이 세상은 만만치가 않거든." 


내가 그 회사 직원이었다면 이런 사장 밑에서 잘 버티고 있었을까? 사장도 사장이지만 직원들도 마음 고생이 정말 심해서 위경련을 일으킬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현실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소설만이라도 정의가 승리하고 사람이 우선되는 세상이 너무 유쾌하고 통쾌하다. 

어딘가 이런 현실이 존재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시련 없는 성취는 없다는 인생의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떠올리며 앞으로 이어질 변두리 공장의 눈부신 진화가 기대된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니까요. 꿈이 없는 일은 그냥 돈벌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는 재미없어요. 안 그렇습니까?"


한자와 나오키와 마찬가지로 이 소설도 1편부터 보지 않더라고 책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전혀 상관없으니 어떤 편이든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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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미워했던 나의 두 번째 엄마
전은수 지음 / 달꽃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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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이별을 겪지만 헤어짐만큼 적응이 안 되는 것도 없다.

내 가족, 친구, 수많은 인연들과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겠지만 언제일지 모르는 그 상실 후의 순간들이 큰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12살에 엄마를 하늘 나라로 떠나 보내고 지독한 상실의 아픔을 겪었지만, 다음에는 준비없는 상실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다시 다가올 그 순간이 후회로 남지 않도록 두 번째 엄마와의 여행을 시작한다.



할머니를 언제부터 사랑하게 되었던가?

사랑이 먼저였던가, 익숙함이 먼저였던가?



엄마가 죽고 저자와 동생을 돌보는 할머니에게 정을 붙이지 못했지만 결국 이들은 가족이었다. 


자식보다 더 이쁜게 손주들이라고 하던데, 삐뚤어지고 툭툭대는 손녀가 마음을 돌리기를 할머니는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그렇게 손녀는 훌쩍 자라 할머니와 현재의 시간을 가장 값지게 보낼 여행을 떠났다.


20대 손녀와 80대 할머니, 그리고 고모들과 함께 캐나다로,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떠나면서 서툴지만 유쾌한, 그리고 솔직한 여행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주 함게 놀러 다녀야겠다. 자주 대화를 나누어야겠다. 자주 맛있는 것을 먹어야겠다. 더 많이, 더 자주 손을 잡고 다녀야겠다. 그 미래를 깨달은 후부턴 현실에 더욱 충실해졌다."

 p.159


나의 친할머니도 아직 살아계신데 몸이 불편하셔서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돌아가신 외할머니와도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었다. 


뭔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건 분명 멋진 일이다. 

지금이라도 부모님, 오빠네 가족들과 많은 여행을 다녀보고 싶다. 

(물론 코로나가 지나가야 하겠지만ㅠㅠ)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내 사랑의 마음을 좀 더 자주 표현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는 밤이다.



"다음에는 우리 어딘가로 또 함게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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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 어떻게 인생의 중심을 지킬 것인가
이진우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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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중심을 아는 인생은 결코 표류하지 않는다"


코로나로 2020년을 흘려보낸 우리가 지금도 싸우는 것은 극단적인 정치 논리와 이념의 대치, 신뢰의 분열, 윤리적 무기력 등 다양한 요소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이 사이에서 내 인생을 온전히 붙잡고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 세계의 자가 격리를 초래한 코로나19 사태는 어쩌면 억압되고 망각되었던 자기 성찰의 의미를 되살리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강요된 고립을 통해 역설적으로 자기를 다시 발견하고, 무엇이 우리 삶에 의미 있는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p.7


며칠 전 위경련이 심하게 와서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경험했다.
병원에 가서 의사쌤과 상담을 해보니 결론은 스트레스라는데 나도 모르게 내 마음에 쌓인게 많았나 보다. 


"삶은 나의 것이지 결코 모두의 것이 아니다. 자기 삶의 이야기를 만들려면 결국 자신만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 p.10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문장을 여러 번씩 읽은 부분이 많았다.
글은 어렵지 않은데 글을 읽고 생각하다 보니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지금 내가 고민하는 인생의 영역들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철학에서 시작해 세네카, 에픽테토스로 이어지는 스토아 철학의 잠언들을 바탕으로, 이성과 감정,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풍요와 빈곤, 진보와 보수 등 우리를 둘러싼 극단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전체와 부분, 그리고 부분들 서로가 의미 있게 연결되도록 균형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들이 '새롭게' 연결되어야 '전혀 다른'전체가 생성될 것이기 '대문이다. 창의적인 혁신은 전체를 바라보는 안목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171


한 해를 보내며, 또는 한 해를 시작하며 이 책을 통해 삶을 통찰하고 내 인생을 사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결국 영원히 기억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정의로운 생각을 갖고, 올바르게 행동하며, 진실되게 말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그대를 태어나게 했던 근원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그대에게 익숙하고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 반갑게 맞이하라."

p.232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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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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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1931년 경성,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강렬한 모험담!


『1931 흡혈마전』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기숙학교 교사가 된 여성 흡혈귀와 학교 학생이자 계월의 눈빛 레이저도 듣지 않고, 당시 여성답지 않게 독립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희덕의 콜라보레이션을 담은 모험담으로 일제 강점기 경성이라는 배경이 어우러진 독특한 소설이다.



"나와 함께 갑시다.

신의 은총도, 악마의 축복도 함께 있을 것이오."



할아버지의 유언 덕에 농사짓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성으로 유학 온 희덕. 어느 날 그 학교 기숙사 사감으로 계월이 부임하는데 신비로운 분위기로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지만 단 한 명 희덕만은 그녀의 정체를 의심한다.


"난 피를 마셔. 살아 있는 생물의 피를 말이야."


십자가와 햇볕도 끄떡없는 흡혈마, 의문의 수첩이 사라지고 그 사이 다채롭고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때는 시즌2가 궁금해졌다.



일제 강점기와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좀 참신했고,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은 좋았기에 이 작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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