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 대해 밝힐 게 있다면 나는 우리 집에서 분위기 메이커이며, 애교쟁이라고 해야할까?(ㅋㅋㅋ) 딸이 없는 우리 집에 아들이 딸 역할을 대신 해주는 격이랄까? 그리고 남자답지 않게 세심한 면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고, 감성적인 편이다. 그래인지 '문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로는 '시'를 통해서이다.

지난 5월에 개봉했던 이창동감독의 시를 보면서 김용택 시인께서 직접 출연하셔서 연기를 하시면서, "시가 죽어간다"는 말씀을 듣고 뭔지 모를 공감을 했다. 매번은 아니지만 가끔 친구들을 위해 시를 준비해오시는 국어선생님들이 무안할 정도로 관심으로써도 죽어간다는 걸 의심치 않게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플따름이었다.
  

지난 중학교 3년간을 끝을 맺어가는 지금, 감사했던 선생님을 생각해보던 중 항상 '문학'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선생님 두 분이 계신다. 모두 국어선생님이시며, 한 분은 1,3학년을 함께하였고, 한 분은 2학년을 함께하였다. 책 읽는 것을 싫어했던 나에게 흥미를 부여했던 것이 사서선생님이셨다면, 문학적 지식과 교양 등을 불어넣어주고 밀어주었던 것은 바로 두 분의 국어선생님이었다. 그런 두 분이 우연히 말씀하셨던 '이어령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1여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때의 말씀이 떠올라 그의 업적만 알고 있었던 것에서 벗어나 직접 그의 글을 읽어보게 되었다.
 

정말 감명받지 않는다면 책이나 영화를 한 번 보면 두 번, 세 번씩의 반복을 해서 읽어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이를 더해갈수록 해를 거듭할수록 읽으면 새로울 책이다. 하지만 내게는 조금은 가깝게 가지 못할 책 같다. 그래서 다음 해가 아닌, 그 다음 해가 아닌 20대 때의, 30대 때의, 그 후에 읽게 될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그 이유는 내가 확실한 종교가 없기 때문이었다.
 

머리말을 보면 이어령작가께서는 글로서 많은 이들을 접했지만, 출판이라는 단어에서 자신은 사적이 아닌 공적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적인 이야기를 글로 다룬 적은 거의 없었다고 했지만, 이번 책을 통해서 어머니에 대한 자신의 생각으로서 어머니의 이야기를 보여주었지만, 뒤로 갈수록은 종교적인 이야기형태로 흘러서 뭔가 다가가기에 멀었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는 이 책에 대해서 내 생각을 언급할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

그의 첫 작은 아니지만, 처음 읽어보는 나로서는 산문집이라고 쓰여있는 책 표면에 '산문시집'이라고 '시'를 껴 넣어야만 할 것 같다. 사실 이어령이란 성함을 듣고는 여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남자분이셨다. 그래서 그의 혼자 킬킬 거리며 웃었는데, 그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산문의 다른 매력을 보았다고 할까? 이렇게 잘 표현하는 작가를 처음만난 듯 싶다. 시같은 산문집, 아니 산문시집같다. 난 그렇게 칭하는게 맞을 것 같다. 



"그러나 언제나 나에게 있어 진짜 책은 딱 한 권이다. 이 한 권의 책, 원형의 책, 영원히 다 읽지 못하는 책. 그것이 나의 어머니이다."

그 많은 문장들, 글들 속에서도 첫 장에 시작했던 말이 가장 내 머리속에 되뇌인다. 그 중에 '영원히'라는 단어가 가장 신경쓰인다.

내가 생각하는 영원히는, 슬픈 말이다. 그래서 참 안타까운 것 같다. 위의 말처럼 우리는 영원히 다 읽지 못하는 책은 바로 어머니이다. 하지만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좀 슬프게 덧붙이자면 곁에서 멀어질 때는 다 읽게 되는 책은 바로 어머니인 것 같다.
 

뭔가 숙제를 내준 책 같아서 마음 한 편에 뭉클해지면서도 묵묵해진다.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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