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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박오하 지음 / 밝은세상 / 2020년 4월
평점 :
종종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서점에 들어가서 새로 새로나온 책 목록을 살펴보는 편인데 그 때 딱 끌렸던 제목의 이 책을 캡쳐해놓고 나중에 서점가서 읽어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해야지, 했던 찰나에 종종 들리는 카페에서 서평이벤트를 진행했고 신청한 사람이 얼마 없기도 했고 발표날이 코앞이라 당첨될 것 같아서 신청했는데 당첨되어서 운좋게 도서를 받아 읽게 되었다.
우리는 숱한 많은 표현들을 제치고 편견을 지향하는 많은 말들을 서슴치 않고 내뱉는다. 그게 왜 편견과 차별을 빚어내는지도 모르고 툭하고 던지는데 그것을 지적하면서 다시 그런 말들을 내뱉으며 취급하길 "너 왜 그렇게 예민해"라고 말한다. 이 책 서두에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예민하단 말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넓은 나쁜 의미로 사용하는데 사전적 어휘를 보면 그렇지 않다. 당신이 툭하면 예민하다며 던졌던 그 말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의미이고 단순한 의미임을 아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총 2장으로 구분된 이 에세이집은 "1장 한국에서 예민한 남자로 산다는 것" 에서는 부제가 주되면서 본인의 예민함에 대한 생각을 일상으로 녹여낸 글이었고 "2장 예민 나라를 보았니 꿈과 희망이 가득한"은 그런 예민한 자신이 어떤 삶 속에서 그 예민함을 (마치 선한 영향력처럼) 전파하는 듯한 그런 일상글들로 나누어져 있다. 장이 두개이고 그 안에 짧은 또 소제의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금방금방 읽힌다. 생각했던 것보다 문체가 무겁지도 않고 예민하다고 선언한 포부와는 사뭇다르긴하다. 스스로가 다른 사람에게 예민하다고 많이 들었겠지만 그것이 문체로까지 느껴지는 일은 역시 힘든 일인 걸 느끼면서 글을 쓴다는 건, 그것으로 나를 표현한다는 건 또 다른 일임을 느끼기도 했다.
≪보통의 존재≫ 이후 그의 이름은 내 마음속 서재에 각인되었다. 문장이 유려하진 않았지만 진솔했고 사소했고 몰입되었다. 200~201p
2장 이석원 팬 사인회 현장에 적었던 그가 이석원에게 느낀 감정처럼 개인적으로도 이 책에게 느낀 것과 비슷했다. 사실 이석원, 이기주 등과 같은 작가들을 별로 선호는 편은 아니다. 그냥 그 때 그 때 적어놓은 SNS감성, 어떤 전체로의 와닿는 감정이나 느낌이기보단 그 어떤 일부의 찰나같은 감정이라서 에세이같지 않은 느낌도 많이 드는 편이라 더는 찾아보진 않은 작가들인데 그래서 그런지 제목과 표지에 한껏 기대와 호기심을 이끌었던 것과 서두를 열었던 1장의 글 이후로는 아쉽게도 그 때 느낀 기대감을 갈수록 줄여가며 읽게 되었다. 그렇다고 실망스럽진 않다. 나름의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굳이 시간을 내어서 집에서 편하게 읽기보단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조금 장시간 앉아서 갈 수 있을 때, 가방에 챙겨넣어놓고 한주동안 살짝 불편한 몸가짐 속에서 읽었다. 그렇게 읽는 것이 딱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 살짝 불편한 공간 속에서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한 번쯤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생각들에 깊진 않더라고 생각해보는 것으로 의의를 두는 책이었다.
+ 점수를 매기는 건 안좋아하지만 7점이 없어서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