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필요없는 세상, 파푸아뉴기니
황영구 지음 / 예지(Wisdom)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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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푸아뉴기니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알고 있던 사람 손!!! 난 진짜 몰랐다. 호주랑 가까이 있는 곳인줄은... 난 아프리카 어디쯤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그래, 나 무식하다. 근데, 나만 그런거 아니라고~ 책에도 나온다. 그런 무식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하^^;;
 

 

  저자는 무려 17년간 파푸아뉴기니에서 사업을 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거의 뭐 현지인이라는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도 진심으로 파푸아뉴기니에 대한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한다는게 느껴졌다. 게다가 파푸아뉴기니를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는게 책의 어느곳에서나 드러난다. <흐느끼는 낙타>, <사하라 이야기>의 싼마오와는 느낌은 다르지만 여러가지로 닮아 있다. 무례한 이웃들, 아예 개념을 상실한 도둑떼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반짝이는 친절한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 받은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특히, 그곳의 라스콜(도둑떼) 이야기에서는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있다. 아예 길을 막고 돈을 갈취한다든지, 도둑이 물건을 훔치려고 담을 넘어 들어왔으면서, 개가 짖어서 무슨 일이 있어 그런줄 알고 들어와봤다. 그런 와중에 내 옷이 찢어졌으니 변상하라는 말을 들었고, 보복이 두려워 변상을 해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부분을 볼 땐 누워서 책을 보다 벌떡 일어나 앉을 정도로 어이도 없고, 화가 나기도 했다. 또, 저자는 항상 총기를 소지하고 다녔는데, 일종의 자기 방어였다. 워낙에 치안이 불안한 나라이고, 부족이 중시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공권력도 소용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어떤 부족과 원톡(같은 말을 쓰는사람, 일종의 친구)이 되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내줄만큼 잘 대해준다. 또, 싼마오와 마찬가지로 간이 의사가 되기도 했다. 그저 연고 하나를 발라주거나, 진통제 정도를 나눠주곤 했는데 환자들이 아프기만 하면 찾아올 정도였다고... 그래도 연고 하나 발라주고 말끔히 아문 상처를 보면서 흐뭇해 하기도 했다는 그를 보면서 인간미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오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여준 이야기는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현지에서 사귄 절친한 친구를 잃었을때엔 나도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이 외에도 신기한 얘기가 한 둘이 아니다. 어떤 부족에서 성인식을 치룬 이야기나, 말라리아게 걸린 이야기. 또, 외부에 잘못 알려진 식인종의 이야기. 화산이나, 지진등의 자연에 관한 이야기까지도 신기한 것 투성이었고, 책에 실려 있는 사진들 또한 너무나 멋지고 환상적이었다.

 

 

  물론, 종종 가족자랑, 자식자랑, 자기자랑 같은 것들이 눈에 거슬리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파푸아뉴기니와 자신의 삶에 대한 애정과 애착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으면서도, 책이 쓰여진 방향이 전체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파푸아뉴기니에 관한 자세한 정보나 조심해야할 점, 대중들이 오해하고 있는 점들에 대해서 꼼꼼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정말이지 일독을 권한다. 멋진 책이다. 파푸아뉴기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도 보면 이런 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을것 같고, 아예 모르고, 아예 관심 없는 나라라고 할지라도 이 책은 제법 괜찮다. 

 

 

  우리가 한없이 복작거리고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세계는 얼마나 넓은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게 진짜 옳은 것인지, 다시 한번 의문을 품게 됐다. 우리가 사는 이 도시만이 전부가 아닌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걸, 그리고 그들이 미개해보여도 그들이 삶이 되려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시간을 알고 싶지도 않으면서, 푸른 바다를 보면서 좀 더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근데, 이렇게 책으로 읽고 접하는건 좋은데, 어쩐지 파푸아뉴기니에 실제로 가는건 흠... 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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