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에게
최숙희 지음 / 예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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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1년간 그 남자를 사랑했다.

비록 혼자만의 사랑이었지만, 누가 뭐래도 사랑했다는 그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2년이란 시간을 알고 지낸 그 남자.

그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와 이야기하면서 즐거웠고,

그의 작은 선물에도, 별 생각 없이 하는 이야기에도 감동을 받았다.

그를 잊으려 중국으로 떠났었고,

그곳에서도 잊지 못하고 그가 돌아오란 말 한마디에 돌아왔다.

물론, 그는 자기탓 아니라고 하고싶겠지만...

 

누구나 그렇듯 혼자만의 사랑은 힘들다.

난, 그만 힘들고 싶었고,

그에게 고백하려했다.

상처받아도 좋다고 생각했다.

1년간의 시간동안 그가 내게로 오지 않았다는건,

내가 아니란 얘긴걸 나도 대충은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마지막까지 듣고싶었다.

내가 아니라는 확답을 들어야 내 마음을 포기할 수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그에게 만나자고했다.

그런데 뭔가 눈치를 챈 그는 빨래를 해야한다는 핑계로,

청소를 해야한다는 핑계로 그 자리를 피했다.

나는 결국, 빨래보다, 청소보다 못한 여자가 되고 말았다.

결국 그 날 그의 친구에게 들었다. 난 아니란 얘길....

그렇게 난 아팠다.

내가 아픈것도 모르고 내게 장난스런 문자를, 장난스런 쪽지를 보내왔다.

아픈 내 마음도 모르고...

난, 아팠지만, 그와 계속 만나야할 사이였고, 그 사람 하나 때문에 좋은 인연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얼굴에 철판 깔고, 웃으며 다시 그와 그 좋은 사람들을 찾았다.

그리고 그가 좋은 여자 만나기를, 행복하기를 바랬다.

그런데 그가 우리 모임에 새로들어온 겨우 두달밖에 알지 못한 그녀와 연애를 하신다.

나도 아는 그녀를....

검도를 하는, 등산을 하는, 그림을 잘 그리는 그녀와 연애를 한다.

그녀와 연애를 하면서 내게 외롭다는 이야길 했다.

입 닥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난 마지막까지 착한, 아니 바보스런 여자가 되기로 했다.

그냥 웃어줘버렸다.....

난, 그가 내 아픔을 알아주길 바라지는 않았다.

내가 아파하면 그 사람도 마음이 좋지 않을까봐 괜찮은척 했다.

행복하라고 말해줬다.

힘내라고 말해줬다.

난 내 아픔도, 내 상처도 돌보지 못한채 마지막까지 그에게 좋은 말만 했다.

이젠 괜찮다고 다 지난 일이라고, 우린 인연이 아니었다고 스스로에게 마음을 다지고 있다.

근데,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행복한 그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된다면,

난 어떤 표정을 지을지 모르겠다.

그는  참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왔다.

난 알고 있다. 그의 힘들었던 인생을...

이제 부디 행복하길 바란다.

두번 다시는 사람때문에, 사랑때문에 울지 않는 그가 되길 바란다.

나는 조금만 더 아플꺼다. 아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아프고 나면 나도 그들을 보며 웃을 수 있겠지.

그렇게 되기까지만이라도 그가 나의 이 아픔을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다.

 

책내용중에 검도하는여자.가 있었다.

검도라는 단어하나에 차마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그가 만나는 그녀는 검도하는 여자였다.

내가 검도를 하게되어도 나는 아니겠지...

그녀가 검도를 하기때문이 아니라, 그녀이기 때문에 검도마저도 특별하게 느껴지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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