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말세편 1 - 부름 퇴마록
이우혁 지음 / 들녘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 횟수로만 9년이란다..그만하면 지겨울 때도 되었건만 9년이 지나도록 퇴마록은 계속 읽혀지고..또 읽혀진다

국내편 3권, 세계편 4권, 혼세편 6권, 말세편 6권, 해설집까지! 이만하면 한국 판타지 소설의 원류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겠지?후훗..물론 분량으로만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외국의 것을 모방해서 단지 상업적 이익만 올리려는 여타 많은 판타지 소설들과 비교한다면 퇴마록의 가치는 더 크다 많은 비평가들에게서 '한국형 판타지 소설'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으므로..

솔직히 무협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에 그닥 관심이 없는 나로서도 퇴마록을 읽는 순간 빠져 버렸고..결국 마지막 결말까지 온 것이다 게다가 내 동생..책 안읽기로 유명한 그녀마저도 퇴마록만은 소장하면서까지 읽어댄다..

국내편까지는..가슴 따스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사람을 괴롭히는 악령들에게도 가슴아픈 사연은 있고 알고보면 악인은 없다..혹은 권선징악?!? 하지만 세계편, 혼세편을 거쳐 말세편까지 오면서 조금 어려워진다 생판 처음 들어보는 세계 곳곳의 설화라던가, 역사..지리까지.. 하지만 그것들을 하나하나 익혀 가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지..푸훗! 정말 놀라운건..이우혁 샘이 애초에 플롯을 짤 때부터 결말을 예상하고 썼다는것! 처음에는 단순한 납량 소설쯤으로 여겼지만 뒤로 갈 수록..앞 이야기가 조금은 심오하게 다시 등장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 예가 바로 '해동감결'.. 국내편 1권의 첫 이야기 '하늘이 불타던 날'에서 등장한 그 책이 결국 혼세편의 가장 굵직한 뼈대가 되니 말이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는 퇴마록을 성장 소설로 정의 내려 본다 과거에 얽매어 있는 4명의 주인공 박신부, 현암, 승희, 준후.. 그들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내고 조금씩 정진하는 모습이 곳곳에 숨어 있으니 말이다..

승승장구해오던 퇴마록의 결말은 조금은 슬프다 아니지, 확실한 결말이 이것이다! 하고 작가 이우혁 샘조차도 말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맡기고 있으니 슬프다고도 할 수 없나? 아무튼..끝났다는 게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조금은 어서 끝나기를 기다렸던 작품인 것 같기도 하다..후훗..

'퇴마록'은 무엇보다 재미있다 낯선 소재와 극적인 반전, 상식을 뒤엎는 사건들의 전개, 긴장감을 자아내는 추리적 구조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한번 잡으면 좀처럼 놓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을 끄는 마력이 있다 그러한 재미는 고대 종교, 밀교, 역사, 신화나 민담, 미술사 등의 자료를 총동원해 서술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놓아 독자들은 책을 읽는 과정에서 지적 포만감마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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