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비 납치사건 2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때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파문으로 한반도가 들썩일 때 가부키 공연을 보러 간 일본 황태자비 마사코는 휴게실에서 경호원들 없이 고교 동창생을 만나다가 동창으로 위장한 사람들에 의해 납치된다 대 일본의 상징이며 온 국민이 흠모하고 있던 황태자비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은 전 일본인 사이에서 센세이션과 분노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아무런 증거가 없던 사건이었지만 마사코의 대학 선배이자, 일본 최고의 수사관 다나카가 수사를 시작하자 하나 둘씩 베일이 벗겨지게 되고 특유의 직관적인 수사를 통해 다나카는 범인이 2명 이상이며 그 중 한 명은 한국인 유학생 '이인후' 라는 사실까지 밝혀내게 된다

한편 산 속 한적한 주택에 감금된 황태자비 마사코는 납치범 앞에서도 끝까지 황태자비로서의 의연함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납치범의 정중하고 예의 바른 태도에 마사코는 점차 감화하게 되고, 결국 납치범들의 의향을 이해하게 된다 납치범이 요구하는 435호 전문은 어디에 존재하는 것인가? 또 일본이 끝까지 숨기려는 435호의 내용은 무엇인가? 황태자비의 납치와, 명성황후의 죽음 사이의 관계는? 또 범인들의 의도는... 이 모든 것이 밝혀지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가 온 몸을 휩싸게 될 것이다

김진명의 소설을 읽을 때면 언제나 그의 상상력에 감탄한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그것이 과연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혼란스럽기조차 했다..-ㅁ-;;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작가 개인의 탁월한 상상력의 조화.. 현존하는 고정관념을 뒤집어 버리는 기발함과 그럼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고 '실화'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명쾌함이 모든 것이 김진명의 소설에 빠지게 만든다

'한국 정부? 경제 붕괴가 겁나서 못 덤빌걸 시민들? 부유층은 돈 많아서 관심 없고, 중산층은 돈 버느라 관심없고, 빈곤층은 먹고 살기 바빠서 관심 없어 연령별로 보자구 애들은 연예인에게 빠져서 관심 없고, 삼사십대는 오로지 돈타령이야 나이 든 층에서나 빽빡 소리를 지르겠지, 뭐' 김진명은 오늘날 우리의 역사 의식을 비꼬는 고언도 빠뜨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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