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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여름에게 ㅣ 에세이&
최지은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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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단어를 계절에 빗댄다면 여름을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가족을 생각하면 끈끈하고도 불타는 마음이라 다른 모든 것 다 제쳐두고 오래도록 빛이 남아 있고 오래도록 뜨거워지기에 다른 계절도 좋지만 딱 여름을 생각나게 해요
최지은 작가의 여름은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아삭한 오이지의 맛을 품고 있어요
저는 엄마가 만들어주던 오이냉채와, 가지채국이 생각나 여름이면 꼭 만들어 먹어요
냉채와 채국은 간장이 맛있어야 더 빛나는 맛이 되기에 여름볕에 달인 간장을 꼭 넣어야 하지요
눈 오는 날 아버지를 잃은 커다란 슬픔에서는 목이 메었어요
아버지란 존재는 그저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든든하다는 것을 저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에야 알게 되었거든요
엄마의 빈 자리를 채워주신 할머니의 이름은 "엄마"네요
할머니가 계셨기에 겨울날 군밤을 찌며 근사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해요
누군가를 그리는 마음, 그 마음이 모여 내가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하기 때문이지요
최지은 작가의 우리의 여름에게를 읽으며 일기 같은 고백을 들려주는 당신에게
엄마 없는 삶이 어떤 삶인지 상상도 못할 제게, 엄마의 버팀이 있었기에 저도 제 아이들에게 엄마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당신의 엄마의 이름은 "할머니"였기에 엄마없는 삶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엄마의 기억은 다 다르듯이 당신은 엄마는 "할머니"였으니까요
우리의 여름에게를 읽으며
자신의 감정을 묻어두며, 애어른 같이 눌러담은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며
"시를 읽는 건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아가는 일 같다. 시는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끝없이 일러준다. 모르는 것을 모르는 채로 다만, 알고 싶은 마음으로 시를 쓰는 일, -162p
을 기쁘게 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슬픔에서 얻은 기쁨이 더 소중하고 더 오래 가기에 그 기쁨은 영원히 내게 남아 나를 돌봐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고백할 수 없는 것을 간직한 채 고백을 이어가는 목소리에는 무력이 묻어 있고 그럼에도 이어가는 목소리는 얼마나 간절한지, 언제나 나를 사로잡는 건 절실함이었다. 언제나 나를 바로 잡은 것이 나를 사랑한 사람들의 절실한 진심이었듯이. - 167p
절실한 고백만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요. 간절한 마음에는 절실함이 담겨 있기에 온 우주가 그 마음을 들어준다고 하지요. 이제 괜찮아요. 이제껏 성장해온 그 마음으로 당신이 당신의 사람들에게 큰 우주가 되어 줄 수 있어요.
당신의 빛에게, 돌멩이에게, 그늘에게, 슬픔에게, 검은 개와 흰 개를 사랑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아늑과 다감 속에서...,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