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비 때문에 길가 늙은 참나무 아래 멈춰선 건 아닙니다, 넓은 모자 아래 있으면 안심이 되죠 나무와 나의 오랜 우정으로 거기에 조용히 서 있던 거지요 나뭇잎에 떨어지는 비 소리를 들으며 날이 어찌 될지 내다보며 기다리며, 이해하며 이 세계도 늙었다고 나무와 나는 생각해요 함께 나이 들어가는 거죠. 오늘 나는 비를 좀 맞았죠 잎들이 우수수 졌거든요 공기에서 세월 냄새가 나네요 내 머리카락에서도
- 비 오는 날 늙은 참나무 아래 멈춰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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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특유의 우울함이 깃든 시 도구가 아닌 삶이 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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