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최대화 민음의 시 219
황유원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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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후 정액을 쏟아내듯 쏴버린 말의 뒷머리가 가렵다
배설 되고 난 언어의 후련함이 아닌 망연함
생환속의 노래가 아슬아슬하게 줄을 타며 연금술로 바뀐다
거칠고 마초적인 매력이 나선으로 펼쳐지며 서서히 빠져 들어간다
슬픔의 울림이 밤에서 새벽으로 건너가고
소리는 시가 되어 아침을 맞는다

모닥불 같은 음악 주위에 모여들어
그대의 작은 손 그곳으로 가져가 봐
꽉 쥐었던 주먹 그곳에다 해방시켜 봐
그러면 거기 몇 송이 작은 온도 같은 것들이 피어나네

내 말을 믿지 않아도
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지상은 가끔 추운 것들이 스스로에게
입김을 불어주는 모든 장소와 시간
온도는 스스로 지피는 것,
외로운 음악이 가닿는 깊이에 바닥은 없네
하여 바닥치고 올라올 수도 없는 우린
음악이 멈추는 순간까지 늘 도중(途中)에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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